부실 5개銀 증자 부진…금감위 『경영정상화 차질』

  • 입력 1998년 12월 3일 19시 37분


금융감독위원회로부터 경영개선조치를 받은 부실은행들이 증자를 포함한 경영정상화계획을 일정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 금감위는 3일 금융구조조정을 9월말 사실상 끝낸 만큼 연말까지 경영개선조치를 받은 은행들이 약속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합병 자산부채이전(P&A) 등 경영개선명령을 내려서라도 부실은행 정리를 매듭지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외환은행〓대주주인 한국은행과 독일 코메르츠방크의 추가 출자로 자본금을 증액할 계획이었으나 연내 증자가 어려운 형편. 한은은 외환은행 출자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법제처의 유권해석에도 불구하고 영리기업에 대한 출자가 한은법에 정면 배치된다는 점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정례회의 안건에 외환은행 출자문제를 아예 상정하지 않았다. 한은은 현재 액면가 또는 우선주 출자나 한은법 개정을 통해 출자하는 방안 등 무려 10여개의 대안을 마련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전철환(全哲煥)한은총재는 “주주로서의 손익을 따져 신중히 결정해야 할 사안”이라며 서두르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조흥은행〓9월말까지 3천억원을 유상증자하기로 했으나 증자 또는 외자유치로 자본금을 늘리는 시한을 지키지 못해 행장을 포함한 경영진이 교체됐다. 국제금융시장 경색으로 외자유치도 어렵게 되자 강원 충북은행과 삼각합병한 뒤 정부 지원을 받는 쪽으로 방향을 정했다. 강원 충북은행이 반발하고 있어 추이를 지켜보며 협상에 나설 계획이다.

▼충북은행〓대주주의 불참으로 10월말까지 하기로 했던 1천2백억원 증자계획이 무산됐으나 외자유치를 통해 독자생존하는 방법을 찾고있다. 곽원영(郭元泳)행장이 미국 교민들의 증자 참여를 설득했으나 성과가 약한 편.

▼강원은행〓10월말 시한인 1천억원 유상증자 시한을 넘겼으나 연말까지 현대종금과 합병하고 증자를 완료할 계획이지만 합병작업이 더뎌지고 있다.

▼부산 경남은행〓경영개선권고를 받아 16일까지 경영정상화계획을 제출해야 하지만 대주주들이 증자 참여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어 금감위의 승인을 받을 지 불투명한 상태다.

〈김상철·이강운기자〉sckim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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