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청와대회동 앞두고 구조조정 강도높여

  • 입력 1998년 12월 1일 19시 10분


다음주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참가하는 정부 재계 확대 정책간담회를 앞두고 정부 및 채권단의 강공에 밀린 재계가 국면전환을 위해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기업구조조정의 ‘마무리 골조작업’에 해당하는 이번 간담회에 앞서 재계의 개혁의지를 대내외에 천명함으로써 구조조정 작업이 정부의 일방적인 주도로 흘러가는 것을 사전에 막겠다는 포석이다.

얼마전 뇌수술을 받은 김우중(金宇中)전경련회장은 ‘충분한 휴식’을 권하는 의사의 충고에도 불구하고 금주부터 대우본사와 힐튼호텔 집무실을 오가며 구조조정 현안을 챙기고 있다. 현대 삼성 등 5대그룹도 금주중 구조조정본부장 회의를 열어 외자유치 현황을 점검하고 정재계 간담회에 치밀하게 대비한다는 계획.

재계 ‘총력전’의 목표는 크게 △금융권 설득 △빅딜 등 재벌그룹 구조조정에 대한 국민여론 전환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현실적 걸림돌 제거가 우선〓재계는 사업구조조정위원회의 지난달 30일 구조조정안 평가가 기본적으로 채권회수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평가한다. ‘산업경쟁력 제고’라는 5차례 정재계 간담회 취지를 적극 채권단에 설득한다는 것.

정부와 채권단이 강력히 요구한 ‘손실분담’에 대해서도 ‘원칙은 좋지만 걸림돌 제거가 우선’이라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합병시 지급보증을 선 계열사가 손실 일부를 분담할 경우 해당사의 소액주주 소송을 막을 길이 없다”는 재계의 우려를 전했다.

금융권의 ‘선(先)외자유치 후 출자전환’ 주장에 대해서도 현실론을 제기할 방침이다. 구조조정 진행상황을 세밀히 파악하고 있는 외국업체들은 은행쪽의 출자전환 규모를 파악한 뒤 지분참여 규모를 결정한다는 게 재계의 주장.

▼그룹별 구조조정 강도 높인다〓5대그룹은 금주중 분사 사업매각 외자유치 등 개별 구조조정 실적을 집계, 정부 및 채권단에 제시한다. 빅딜 대상 7개업종의 수정 재무구조개선계획도 4일쯤 제출할 계획.

대우그룹 등은 특히 조만간 획기적인 내용을 담은 그룹 구조조정계획을 발표할 방침이다. ‘몸통을 도려내는’ 구조조정계획을 통해 달라진 재계 분위기를 알린다는 복안.

〈박래정기자〉eco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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