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철강마찰 파장]업계 수출전선 초비상

  • 입력 1998년 11월 18일 19시 54분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의 20일 한국방문을 앞두고 철강문제가 한미간의 최대 통상현안으로 떠오름에 따라 국내 철강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철강수출에 대해 직접 관심을 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앞으로의 협상결과에 따라 미국의 수입 규제가 크게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그동안 미국으로부터 각종 덤핑규제를 받아온 국내 철강업계로서는 미국의 추가 규제로 수출에 막대한 타격을 입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미 시작된 철강마찰〓국제통화기금(IMF)체제이후 대미수출이 급증하면서 미국에서는 한국에 대한 반덤핑 규제 움직임이 거세지는 분위기.작년 하반기에 스테인리스 선재제품이 반덤핑 제소를 당한 데 이어 올들어 스테인리스 후판제품과 스테인리스 판재류, 열연코일제품이 제소되는 등 미국에서만 9종의 철강제품이 규제를 받고 있는 상황.

포항제철 등 국내 철강업계는 “한국은 이미 대부분의 제품에 대해 반덤핑 규제를 받고 있다”며 “미국이 갖가지 명목을 걸어 규제를 강화하면 한국의 입지가 좁아질 것”이라고 걱정.

▼미국의 진의는 〓클린턴 대통령이 특별한 이슈가 없이 방한하는 상황에서 무역문제가 한미현안이 되고 특히 철강 등 대미수출 급증 품목에 대해 강력한 우려를 표명하게 될 것으로 재계는 전망.

이에 따라 클린턴대통령은 한국철강업계에 대한 미국철강업계의 강경한 분위기를 반영해 추가적인 반덤핑규제나 전체 수출물량을 규제하겠다는 방안을 내놓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미 행정부는 한국 정부가 한보철강에 대해 보조금을 지급한 것으로 간주하고 이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어 보조금 문제도 협상의 핵심으로 떠오를 가능성도 있다.

▼철강 수출에 타격〓올들어 국내철강업계는 총 62억2천7백만달러를 수출했으며 그중 대미수출은 11억6천2백만달러로 전체의 18.7%를 차지했다.

IMF이후 국내산업이 위축되면서 철강업계는 수출에 주력하기 시작해 전체 수출은 26.6%가 늘었으며 미국은 91.0%가 증가했다.

그러나 올 상반기 미국의 덤핑제소가 잇따르면서 대미 철강수출 증가율이 둔화되는 추세.

산업자원부 관계자는 “미국이 추가적인 규제를 실시할 경우 우리나라 주력상품의 수출에 막대한 타격을 입어 무역수지에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영이기자〉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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