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구조조정 정부개입 반대』…회장단회의 결과

  • 입력 1998년 10월 15일 19시 43분


재계는 기업구조조정에 대한 정부의 압박공세와 관련, 15일 정부개입을 통한 타율적 구조조정에 반대하며 민간자율의 구조조정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입장을 재천명했다.

재계의 이같은 입장표명은 정부가 5대그룹의 자율적 구조조정 협상결과를 미흡하다고 평가하고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회사채발행제한 등의 움직임을 보인 이후 나온 첫번째 공식반응으로 앞으로 정부와 상당한 긴장국면이 예상된다.

재계는 이날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의실에서 월례 회장단 회의를 열고 정부개입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한 결과 자율적 구조조정 원칙을 재확인했다.

재계는 이같은 입장을 21일 열릴 제4차 정재계 간담회에서 정부측에 전달할 예정이다.

이날 회의결과는 5대그룹 여신규제 및 일부업종 워크아웃 적용 등 정부가 재계에 대한 고삐를 바짝 죄고 있는데 대해 표현은 완만했지만 사실상 제동을 거는 의미를 담고 있어 향후 정부측의 대응이 주목된다.

손병두(孫炳斗)전경련부회장은 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시장경제를 기본철학으로 하는 정부가 기업의 자율적 구조조정을 존중해줄 것으로 믿는다”면서 “정부의 압박으로 이뤄지는 구조조정보다 미흡하더라도 자발적인 구조조정이 국제 신인도를 높이는데 훨씬 이로울 것”이라고 말해 정부 개입에 대한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재계가 이달 중순 착수키로 한 2차 사업구조조정과 관련, 손부회장은 “1차 구조조정이 매듭지어져야 본격적으로 시작되지 않겠느냐”고 말해 당초 일정보다 늦어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회장단은 또 정부의 공정거래법 개정 추진에 우려를 표하면서 국제규범에 맞는 법 개정을 위해 재계 자체안을 내기로 했다고 손부회장이 전했다.

손부회장은 또 “당초 약속한 대로 11월말까지 실사를 거쳐 반도체 단일법인의 경영주체를 선정할 계획이며 발전설비는 한국중공업과 현대의 일원화 협상을 11월말 이전에 종결지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는 김우중(金宇中)전경련회장 정몽구(鄭夢九)현대 이건희(李健熙)삼성 손길승(孫吉丞)SK 김석준(金錫俊)쌍용건설 김승연(金昇淵)한화회장 등 전경련 회장단 17명 중 그룹행사 때문에 불참한 구본무(具本茂)LG회장을 제외한 16명 전원이 참석해 회의결과에 힘을 실어줬다.

〈정재균기자〉jk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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