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장기銀 11일 합병선언…총자산 98조규모

  • 입력 1998년 9월 10일 06시 57분


국민은행과 장기신용은행이 11일 합병을 선언한다.

두 은행이 합병하면 총자산 규모가 98조원(6월말 기준)에 이르러 이미 합병작업이 진행중인 상업한일은행(1백5조원)에 이어 2위의 은행으로 부상한다.

경영개선계획을 조건부로 승인받은 상업한일은행과 달리 국민 장기신용은행 모두 우량은행이라는 점에서 선도은행으로 자리를 굳히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정부도 성업공사를 통한 부실채권 매입과 증자로 두 은행의 합병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송달호(宋達鎬)국민은행장과 오세종(吳世鍾)장기신용은행장은 11일 서울명동 은행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합병을 선언하고 향후 합병 일정을 발표한다고 두 은행측이 9일 밝혔다.

두 은행의 합병비율은 금융감독위원회가 13개 우량은행에 대해 실시한 경영진단 결과를 토대로 정하기로 합의했다.

합병은행의 상호와 등기는 국민은행으로 결정됐으며 합병 후 은행장은 국민은행 송행장이, 감사는 장은측에서 맡기로 했다.

두 은행은 소매금융과 도매금융으로 업무가 특화돼 있어 현재의 인원을 소폭만 감축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또 향후 3년간 장은이 급여와 승진을 동결하는 대신 국민은행은 상향조정하는 방식으로 합병후 급여수준과 직급체계를 맞추기로 합의했다.

국민은행은 당초 메릴린치를 주간사로 선정해 6억달러 규모의 외자유치를 추진하는 등 독자 생존을 모색해 왔으나 최근 주가하락으로 외자유치가 어렵게 되자 지난달 말 장은에 합병을 전격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은도 금융당국의 경영진단 결과 평가점수가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데다 외자유치도 지지부진해 합병 제의를 받아들이게 된 것.

국민은행 관계자는 “합병을 하더라도 인원 감축 폭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합병협상에 가속도가 붙었다”고 밝혔다.

재정경제부는 “두 은행의 합병은 우량은행간 합병인데다 업무가 상호 보완관계에 있어 시너지 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기대된다”며 “증자 등을 통해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 감소폭만큼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국민은행의 총자산은 6월말 현재 61조8천억원, 장기신용은행은 36조4천억원이고 BIS비율(은행감독원 기준)은 국민 12.00%, 장은 9.61%로 모두 8%를 넘는다.

〈이강운기자〉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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