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딜 통합회사」 잘 굴러갈까?…「어제의 적이 동지로」

입력 1998-09-07 18:53수정 2009-09-25 0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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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사상 첫 ‘통합회사’ 실험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5대그룹이 3일 발표한 구조조정안 가운데 단일통합회사 설립은 지금껏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아이디어. 한 기업이 다른 기업을 흡수 합병하는 사례는 종종 있어 왔지만 각사가 독립적 지위를 유지하면서 공동회사를 설립하는 것은 전례가 없는 방식이다.

▼현대―삼성 한지붕살림〓가장 주목되는 것은 현대와 삼성석유화학간 공동회사 설립 방침.

이 방안대로라면 재계의 라이벌인 현대와 삼성 두 그룹 직원들이 ‘한지붕 살림’을 하게 된다. 벌써부터 ‘한국판 코아비타시옹(동거)’체제라는 비유도 흘러나오고 있다.

관심의 초점은 일선 직원들간 ‘화학적 통합’이 가능하겠느냐는 점.

두 그룹 직원들은 각자 ‘한국최고의 기업’이라는 자존심도 대단하지만 기업 문화도 극히 대조적이다. 건설 중공업 위주로 성장한 현대는 강력한 추진력과 뚝심이 장기. 반면 소비재 중심인 삼성은 철저한 관리형으로 톱니바퀴처럼 착착 맞춰 돌아가는 팀워크가 강점이다.

이렇듯 상반된 체질의 직원들이 단일회사에서 한데 뒤섞여 일하게 될 때 융합이 가능할 것이냐는 얘기다.

현대와 삼성 유화측 직원들은 이에 대해 “다른 계열사들과 달리 유화에서만큼은 두 회사간 사이가 아주 좋아 아무 문제가 없다”는 반응.

▼긍정―부정론 교차〓통합대상 기업 관계자들은 단일회사의 형태에 대해 “회사 직원들이 서로 교류하는 식의 완전한 통합은 사실상 힘들 것”으로 대부분 전망하고 있다.

전경련 관계자는 “각사가 자치권을 가지면서 느슨하게 결합하는 식으로 운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단일회사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선 찬반 양론이 엇갈린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문제는 사람이 아니라 시스템”이라면서 “회사의 운영시스템만 잘 갖춰진다면 통합회사 운영에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주장.

반면 철도차량 부문을 대우 한진과 통합하는 현대정공의 한 직원은 “현대맨―대우맨―한진맨 식으로 파벌을 이뤄 ‘껍데기’만 단일회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이명재기자〉m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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