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부승인 4개銀]정상화되려면 12조5천억 든다

  • 입력 1998년 9월 6일 20시 37분


조흥 상업 한일 외환 등 4개 조건부승인 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 비율을 10%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12조5천억원의 재정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위원회는 6일 이들 은행에 대한 실사 결과 부실 규모가 당초 예상치보다 55% 가량 늘어 △부실채권 매입에 2조8천억원 △BIS비율 10% 충족을 위한 증자 등에 9조7천억원 등 모두 12조5천억원의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실사 결과 드러난 은행별 부실채권 총규모는 △조흥 5조8천6백억원 △외환 5조8천4백억원 △한일 4조8천억원 △상업 3조6백억원 등 20조원. 당초 예상치보다 7조원 가량 늘어난 것이다.

금감위 관계자는 “새로 생긴 부실에 리스사 여신과 협조융자를 50%씩 반영한 결과”라면서 “이를 은행 전체로 확대적용해보면 부실채권 규모가 은행감독원 수정기준으로 당초 예상치 87조2천6백억원에서 1백35조원으로 늘어나고 금융권 전체의 부실채권 규모도 1백20조원에서 1백80조원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부는 은행 부실채권을 담보가 있는 경우 장부가격의 36%에, 담보가 없으면 1%에 각각 매입하게 되므로 은행측의 손실이 불가피하다.

은행이 쌓아놓은 충당금을 일부 사용하더라도 은행으로선 부실채권을 처분하면 모두 9조1천3백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금감위는 예상했다. 은행별 손실추정액은 △조흥 2조7천7백억원 △외환 2조6천4백억원 △한일 2조3천5백억원 △상업 1조3천7백억원 등이다.

이처럼 부실채권 매각으로 손해를 보게되면 은행은 작년말 현재 6조6천5백억원 규모의 기본자본(납입자본에 잉여자본금을 더한 것)을 모두 까먹고도 은행별로 1천4백억∼1조5백억원의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게 된다.

정부는 합병을 발표한 상업 한일은행은 물론 합병하는 모든 은행에 대해 부실채권 매입과 증자 참여 등으로 수정 은감원 기준 BIS비율 10%를 채워주기로 했으며 매입액은 당초 48조2천억원에서 75조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금감위는 예상했다.

〈김상철기자〉sckim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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