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기업 減資 러시…올 8개社 공시 더 늘듯

  • 입력 1998년 8월 25일 19시 26분


금융기관과 기업에 대한 대대적인 구조조정으로 감자(減資·자본금감액)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25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올들어 감자방침을 공시하고 이를 추진했거나 추진중인 상장사는 관리종목을 제외하고도 서울 제일 충북 강원은행과 통일중공업 일성건설 일신석재 한국티타늄 등 8개사에 이른다.

공개 매각을 추진중인 기아자동차와 아시아자동차, 합병을 결의한 상업 한일은행도 감자가 확실시된다.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이 본격화하면 감자는 더욱 급증할 전망이다.

▼감자 이유〓부도도미노와 고금리, 고환율 등으로 금융기관이나 기업의 결손이 급증해 재무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다.

경기침체로 인해 통상적인 기업활동을 통한 수익창출이 어렵기 때문에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서는 증자(增資·자본금증액)가 거의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지적.

그러나 주식시장의 침체로 현 조건에서는 증자가 쉽지 않다.

현재 전체 상장사 주식의 60% 이상이 액면가(5천원)를 밑돌고 있는데 액면가 미만으로 증자를 하려면 절차가 매우 까다롭고 액면가로 증자를 하려면 참여자가 없다는 것. 따라서 많은 기업들이 감자를 해 주가를 액면가 이상으로 끌어올리려 하고 있다.

▼일반주주 영향〓100% 완전 감자를 할때는 주식이 모두 소각되기 때문에 주식가치는 0원이 된다.

부분 감자는 이론적으로는 일반 주주에게 손실을 주지 않는다.

주식 10주를 1주로 병합하면 주식수는 10분의 1로 줄어들지만 주가가 10배가 된다.

나아가 감자에 이은 유상증자나 합병으로 해당기업의 사업전망이 밝아진다면 주가는 오르게 된다.

하지만 최근 주식시장에서 나타나는 감자 기업들의 주가 추이는 심리적인 영향 등으로 떨어지는 경우가 많아 주주들에게 손해를 끼치는 게 일반적이다.

제일 서울은행의 경우 각각 9백90원과 9백20원이던 주가가 감자조치로 7천4백80원과 6천9백50원이 됐으나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 1천원대에 머물고 있다.

대유리젠트증권 김경신(金鏡信)이사는 “여기서 더 떨어지겠느냐는 막연한 기대로 저가주를 매입하는 사례가 많다”면서 “저가주를 매입할 때는 감자에 따른 손해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충고했다.

〈천광암기자〉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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