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산업 구조조정]「빅5」위주 업계 재편 가속화

  • 입력 1998년 8월 11일 19시 30분


금융감독위원회가 11일 4개 퇴출 보험사를 발표, 본격적인 보험산업 구조조정에 불이 당겨졌다.

퇴출보험사 정리 과정에서 인수를 둘러싼 이해당사자들의 마찰이 예상되는데다 일부 보험사의 추가퇴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험업계가 거센 소용돌이에 휘말릴 전망이다.

보험계약자들도 보험업계의 지각변동에 따른 영향을 적잖게 받을 전망이며 당장 4개 퇴출사의 고객들은 불편을 겪게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수 후유증 우려〓인수업체로 거론되는 삼성 교보 제일 흥국생명은 금감위의 인수 권유를 거부하기 어렵다고 판단, 각각 국제 BYC 고려 태양생명 등을 인수하는 도상훈련을 마쳤다.

하지만 인수업체들은 인수 후유증이 엄청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제일생명의 한 관계자는 “일본에서 부실보험사를 우량보험사에 넘긴 결과 1년만에 계약의 약 70%가 해지됐다”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이와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 자금유동성에 상당한 압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되는 4개 퇴출사 부채의 자산 초과분을 정부가 보전하기로 했지만 이를 채권으로 지급하기 때문에 유동성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

또 일부 퇴출사들이 그동안 이면계약을 맺어 계약자들에게 고금리를 보장해왔다는 소문이 파다한데 인수보험사들은 이면약정까지 인수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마찰 소지도 있다.

▼업계 재편〓인수사들은 선발 우량업체로서의 이미지가 크게 부각돼 앞으로 경쟁에서 더욱 우위를 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퇴출을 면한 16개사, 특히 이행계획서 제출명령을 받은 7개사중 일부는 증자계획 등에 차질이 빚어지거나 보험계약자들이 심한 동요를 보이면 추가 정리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들 보험사들은 추가 정리되지는 않더라도 영업이 크게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 앞으로 4개 인수사에 대한생명을 더한 ‘빅(Big)5’ 위주의 시장 재편이 가속화할 전망이다.

최근 외국 보험사들의 활발한 국내 진출을 감안할 때 장기적으로 △국내 보험시장은 기존 대형사와 외국계 보험사들이 양분하며 △일부를 나머지 회사들이 나눠갖는 구도가 될 것이라고 보험업계는 분석했다.

▼보험계약자에 대한 영향〓지난달까지 이뤄진 보험계약은 전액 예금자보호대상이기 때문에 금전적인 손해는 없다.

그러나 계약 이전이 마무리될 때까지 보험금 지급이 일시적으로 중단되는데 따른 피해는 감수해야한다.

인수회사들은 정상 계약을 모두 이전하는데 20일∼1개월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금감위는 4개 퇴출사의 영업정지기간중에도 △창구와 자동이체, 지로를 통한 보험료 수납(설계사의 방문수금 제외) △보험금 청구접수 △자발적인 상환에 따른 대출원리금 회수 △계약사항 확인 및 각종 증명서 발급업무는 계속 시키기로 확정했다.

따라서 연체이자를 물지 않으려면 보험료를 정상적으로 내야하며 보험금지급사유가 발생할 경우 보험금을 즉시 청구해야 한다.

문의 생명보험 02―399―8431∼8, 손해보험 02―399―8441∼8.

한편 이번 보험사 퇴출에서는 계약자들이 큰 피해를 보지 않지만 앞으로 보험사가 추가 정리될 경우는 사정이 다르다. 8월1일 이후 보험계약에 대해서는 정부가 2천만원까지만 보호를 하기 때문이다.

보험전문가들은 설계사 등과의 개인적인 관계나 고금리 이면약정에 현혹돼 보험회사의 안전성을 고려하지 않고 보험계약을 해서는 안된다고 충고했다.

〈천광암기자〉ia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