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가뭄」에 공공건설 축소-중단 잇따라

  • 입력 1998년 7월 15일 19시 23분


경기침체와 긴축재정으로 예산이 줄어들면서 주택 및 각종 도로건설사업이 대폭 축소되거나 잇따라 중단되고 있다.

이같은 공사물량 축소에 따라 건설경기 침체의 가속화, 실업자 양산, 공기지연에 따른 전체 사업비용의 증가 등이 우려되고 있다.

▼주택사업 축소〓정부는 올해 건설하는 공공주택을 당초 20만가구에서 17만5천가구로 줄이기로 최근 계획을 수정했다.

90년대 들어 아파트 2백만가구 건설사업이 진행되던 90∼92년을 제외하고 공공주택 건설물량이 20만가구 이하로 줄어든 것은 처음.

조정내용을 보면 △공공분양주택이 당초 6만5천가구에서 5만가구로 줄었으며 △근로복지 아파트가 3만5천가구에서 1만5천가구로 △사원임대가 1만5천가구에서 1만가구로 줄었다.

반면에 최근 인기가 높아진 중형임대주택(전용면적 기준 18평 이상 25.7평 이하)은 1만5천가구를 추가로 짓는다.

▼도로공사 중단〓도로사업은 9월중 상당수의 현장에 배정된 예산이 대부분 소진됨에 따라 공사가 중단되는 현장이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도로사업은 올해 배정된 정부예산이 5조1천여억원으로 수치상으로는 작년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나 물가상승률 등을 감안하면 거의 20% 가량 줄었다.

고속도로는 공사가 진행중인 38개 구간 중 서해안고속도로 당진∼서천 등 3개 구간과 중앙고속도로 대구∼안동 등 6개 구간 등 모두 12개 구간의 공사가 현재 중단됐거나 10월까지 중단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 국도 확장공사 2백91개 공구 중에서 문산∼전곡 청주∼진천 등 1백40개 공구의 사업이 이미 중단됐거나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추진하는 지방도로 건설현장도 지자체의 예산 부족과 중앙정부의 지원 감소로 많은 현장에서 중단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여파〓이같은 사업 축소 또는 중단으로 가장 우려되는 문제는 실업자 양산.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도로공사 중단으로 예상되는 실업자수는 6만5천여명.

공사가 지연되는 만큼 공사비용이 추가되는 문제도 있다.

건교부는 도로공사가 중단되면서 발생하는 사회경제적 손실이 최소한 3조8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서해안고속도로 등 17개 주요 고속도로 건설사업 기간이 2년 이상 지연되고 확장공사중인 국도 2백91곳 가운데 1백94곳의 사업이 1년 이상 늦어지게 된다.

〈황재성기자〉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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