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中企, 해외채권발행 성공…외국인 투자발길 『밀물』

  • 입력 1998년 7월 6일 19시 56분


지방 중소기업이 해외에서 돈을 꾸는데 성공해 눈길을 끌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닭고기 가공업체인 ㈜하림(대표 김홍국·金弘國). 하림은 3일 3백만달러(약40억원)어치의 무보증 사모전환사채를 발행하는데 성공했다.놀라운 것은 보증없이 자기신용으로만 성공했다는 점. 게다가 금리조건도 연 5%(표면금리)로 훌륭하다.

액수는 크지 않지만 최근 산업은행 한국전력공사 등 거대한 금융기관이나 공기업조차 해외기채를 주저하는 상황에서 일궈낸 성과이기에 더욱 빛난다.

하림이 이같은 쾌거를 일궈낼 수 있었던 것은 기업내용이 충실해 외국인들이 잘 따져보는 조건을 두루 갖췄기 때문이다.

하림은 우선 국제적인 경쟁력이 있는 업체다. 농장―시장―공장으로 이어지는 생산 과정을 결합시켜 동양최대의 설비를 마련해 비용을 크게 절감했다.

쇠고기나 돼지고기와는 달리 미국산 등이 들어와도 가격경쟁력에서 뒤지지 않는다. 올해도 일본과 중동에 닭고기 신선육 및 가공품을 수출했다.

둘째로 국내에서 인정받은 업체. 내수시장 점유율이 28%에 이른다. 1년에 가공하는 닭은 무려 1억마리.

셋째로는 업종전망이 밝다는 것. 국내경기의 불황이 이어지면서 쇠고기 등 고급육류를 대체할 제품으로 닭고기의 수요가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하림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국제 투자설명회에 참가한 뒤 영국의 제임스 케이플 증권사가 만든 분석보고서를 통해 전세계에 소개되면서 최근까지도 투자를 하겠다는 외국인들의 발길을 끊이지 않고 있다.

더구나 이번 성공의 이면에는 전라북도의 건의에 의해 재정경제부가 사모채권에 대한 외국인 투자제한을 완화하는 등 지방정부와 중앙정부간 긴밀한 협조가 있었다는 점도 중소기업 지원의 전범(典範)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용재기자〉y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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