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67개 민자유치사업 사실상 유보…투자자 외면

  • 입력 1998년 6월 30일 19시 32분


서울시 우면산터널 건설 등 67개 지방자치단체 민자유치사업이 국내외 투자자들의 외면으로 사실상 유보됐다.

30일 기획예산위원회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가 추진중인 67개 민자유치사업중 민자유치에 성공한 사업은 이날 현재 한건도 없다.

기획예산위 관계자는 “지자체 민자유치사업은 총재원의 50%를 민간자본으로 유치해야만 중앙정부가 25%를 지원한다”며 “이같은 조건을 충족한 민자유치 사업이 전무해 내년도 예산에 지자체 민자유치사업 보조금을 편성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지방자치단체가 중앙정부 보조금 비율을 확대해달라고 요청하고 있지만 정부재정이 최악의 상황이어서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지자체별 민자유치사업은 경상남도가 거제장목 관광단지조성 등 12개로 가장 많고 대구시는 낙동강변 도로 등 11개 사업을 추진중이다. 충청남도와 강원도도 낙후지역 개발 등 7개 민자유치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국내 재벌그룹들은 구조조정으로 자금여력이 없어 당분간 민자유치사업 참여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의 국가신인도를 신뢰하지 않을 뿐더러 민자유치 사업의 수익성이 낮아 외면하고 있다. 지자체들은 외국인 전용공단신설, 공단임대료 인하, 외국인학교 개설 등 각종 유인책을 제시하고 있지만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기획예산위 관계자는 “민자유치사업의 성패는 외국인 투자자에 달려 있다”며 “IMF체제를 조기에 극복해 국가신뢰도를 높이는 방안 외에 다른 길이 없다”고 말했다.

〈임규진기자〉mhjh2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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