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구조조정 방향]살아남아도 인원-조직감축 「태풍」

  • 입력 1998년 6월 19일 19시 42분


금융감독위원회가 부실기업 55개의 퇴출방침을 발표한 데 이어 감사원이 23개 공기업의 퇴출을 권고함에 따라 공기업들이 구조조정의 태풍권에 휩싸였다.

기획예산위원회는 감사원의 특감결과를 참고하여 이달말까지 민영화 및 퇴출대상 공기업을 확정하고 나머지 공기업에 대해선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추진할 방침이다.

▼경제환경이 더욱 경쟁적으로 바뀐다〓퇴출 및 민영화대상 공기업은 물론이고 나머지 공기업들도 인원감축 조직개편에 나서지 않을 수 없을 전망이다. 이는 적지않은 공기업 근로자들의 정리해고가 불가피함을 뜻한다.

기획예산위는 비금융부문 1백8개 공기업 가운데 절반 이상을 민영화 또는 퇴출대상으로 판정할 방침이어서 공기업부문의 대폭 축소가 예상된다.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8∼9%를 차지하는 이들 비금융 공기업의 비중은 4%대로 줄어들 전망이다. 특히 일부 공기업 매각과정에서 큰 규모의 외국인 투자참여가 이루어져 경제환경이 더욱 개방화 국제화하는 등의 질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민간 및 외국자본의 비중이 늘어나면 시장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달말에 공기업 살생부가 발표된다〓기획예산위는 이미 내부적으로 민영화대상 공기업을 결정하고 26일까지 관계부처 및 여당과의 협의를 마무리짓기로 했다.

또 27일에는 행정개혁위원회 최종 본회의를 열어 정부안을 확정하고 이달말에 이를 공식 발표한다.

기획예산위는 우선 이달말에 민영화대상 공기업을 발표하여 국내외 주식시장에 정부지분을 내놓는 등 매각절차를 신속히 진행하기로 했다.

또 퇴출대상 공기업 명단을 7월초에 내놓고 통폐합 및 청산작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이에 따라 7월 중순이나 늦어도 하순부터 외국인 투자자에게 넘어가거나 문을 닫는 공기업이 나타나게 될 전망이다.

▼현재까지의 민영화 추진상황〓기획예산위는 이달초 한국통신 한국전력 가스공사 담배인삼공사 포항제철 등 대형 공기업 5개와 남해화학 한국종합기술금융 국정교과서 등 소규모 공기업 3개를 우선 매각하기로 관계부처와 합의했다.

특히 이들 기업에 대해선 정부가 경영권을 포기해 본격적인 민영화를 유도하기로 했다.

▼적극적인 민영화방안〓기획예산위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16일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촉구함에 따라 당초계획보다 민영화대상을 늘리기로 했다.

비금융 26개 정부투자 및 출자기관 가운데 13개 기관을 기업성이 강한 기관으로 분류하여 최소한 10여개 공기업을 민영화하기로 한 것.

기업성이 강한 공기업에는 담배인삼공사 가스공사 한중 한통 등 기존의 민영화 대상 4개 공기업은 물론이고 한전 포철 등 대부분의 대형 공기업이 포함됐다.

현재 기획예산위는 3∼5개 공기업을 더 포함시키기 위해 재정경제부 산업자원부 등 관계부처와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

또 모기업이 민영화되는 경우 자회사에 대해서도 정부지분을 일괄매각할 방침이어서 60여개 공기업이 민영화대상에 들어갈 전망이다.

또 만성적인 적자공기업중 회생가능성이 없는 공기업은 7월초 퇴출대상으로 분류돼 청산절차를 밟게 된다. 기획예산위는 현재까지 자회사를 중심으로 퇴출대상기업을 선정하고 있지만 26개 모기업(정부투자 및 출자기관)도 포함시킬 수 있다는 입장이다.

〈임규진기자〉mhjh2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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