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방미/경제외교성과]구조조정-경기부양「돈줄」확보

  • 입력 1998년 6월 11일 19시 54분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의 재정적자 편성을 용인하고 지속적인 금리인하에 동의한 것은 한국이 외환위기를 이제 어느 정도 극복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거시경제 운용 측면에서 재량권을 넓힐 수 있게 됐다. 즉 경제구조조정과 함께 경기부양을 꾀할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고 할 수 있다.

특히 김대통령이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실업대책과 중소기업대책에 추가로 들어갈 재원확보를 위한 여력을 갖게 됐다. 현재 정부는 2조∼3조원의 실업기금 증액을 추진 중이나 그 이상의 재원 마련도 가능하게 됐다.금융구조조정을 위한 재원 마련도 용이해져 정부는 금융기관과 기업 구조조정의 속도와 강도를 한층 높일 것으로 보인다.

세계은행(IBRD) 또한 구조조정차관 2차분 중 20억달러를 연내 한국에 추가 제공키로 해 금융기관과 기업의 구조조정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외환시장의 안정기반을 보다 공고히 하는 효과가 있다. 정부관계자들은 엔저가 급속히 진행되지 않거나 중국 위안(元)화의 평가절하가 현실화되지 않는 한 외환시장이 상당히 안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뿐만 아니라 IMF가 금리인하에 동의하고 외환시장 안정으로 경제여건이 조성됨에 따라 금리인하 가능성도 커졌다고 할 수 있다. IBRD의 차관제공은 한국의 새 정부가 추진중인 개혁프로그램에 대한 국제사회의 긍정적 평가를 반영하고 있다.

미 수출입은행의 20억달러 지원은 환율상승과 자금난으로 원자재난을 겪고 있는 한국기업의 원자재 구입을 원활하게 함으로써 수출증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들 세 기관의 지원으로 한국은 사회불안을 해소하고 성장잠재력을 확충, 외국투자를 촉진하는 중요한 계기가 마련됐다는 게 한국정부 관계자들의 얘기다.

이는 한미정상회담에서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이 “미국의 대통령으로서 그리고 한국의 친구로서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동원하여 지원할 것”이라고 밝힌 데 따른 가시적 조치로 보인다.

그러나 외채부담이 더 늘고 재정적자가 구조화할 수도 있어 중장기적으로는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샘 존 스미스 GM사장이 김대통령과 만나 한국 대기업의 과다한 부채와 투명성 결여 등의 문제점을 거론하면서 “아시아의 외환위기는 아직 완전히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은 한국경제에 불안요인이 상존하고 있음을 지적한 것이다.

〈워싱턴〓임채청기자〉cc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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