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극심한 침체… 각종지표 최저기록 행진

  • 입력 1998년 5월 5일 20시 00분


최근 주식시장이 극심한 침체를 겪으면서 각종 증시지표들이 연중 최저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일반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에 맡겨 놓은 고객예탁금은 2일 현재 2조4백95억원으로 올들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연중 최고치였던 1월20일 4조3백91억원에 비해 절반 가까이 줄어든 규모.

고객예탁금이 지난달 30일 전날보다 7백80억원 줄어든데 이어 2일에도 3백8억원이 줄어드는 등 지속적인 감소 추세임을 감안할 때 4일 현재 이미 1조원대로 떨어졌거나 조만간떨어질가능성이크다.

고객예탁금이 줄어드는 것은 흔히 ‘개미군단’으로 불리는 일반 투자자들이 증시에서 자금을 빼 고금리 금융상품 등에 투자하고 있음을 뜻한다.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회사에서 빌린 신용융자 잔고도 급격히 줄어 2일 현재 5천7백3억원으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신용융자잔고가 급감하는 것은 주가 하루 변동폭이 3월부터 8%에서 12%로 확대돼 빚을 내 주식투자를 하는 것이 종전보다 위험해졌고 증권사들도 자금난으로 돈 빌려주기를 꺼리기 때문.

주식전문가들은 “고객예탁금과 신용융자잔고 추이는 향후 주가의 등락 전망을 나타내는 주요 지표였으나 지금은 절대 규모가 너무 위축돼 지표 역할을 못한다”고 설명했다.

1, 2월 하루평균 8천억원대이던 주식거래대금이 4, 5월 2천억, 3천억원대에 그치고 있는 것도 고객예탁금과 신용융자잔고 감소 영향이 큰 것으로 증권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4일 종합주가지수 4백선이 무너지면서 은행 증권 어업 건설 도매 비금속광물 의복 및 피혁 육상운수업 등 업종지수가 올들어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증권업계는 구조조정 효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나 외국인 투자자금이 다시 유입되지 않는 한 투자자 이탈과 주가 하락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천광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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