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감원, 계열사간 「전환사채 인수」 제재

  • 입력 1998년 3월 19일 20시 09분


대기업 계열사가 발행한 전환사채(CB)를 다른 계열사가 떠안는 관행에 메스가 가해진다.

증권감독원은 19일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대비하는 등의 목적으로 다른 투자자가 살 수 없을 만큼 나쁜 조건으로 무보증CB를 발행하는 등의 관행이 신정부의 대기업정책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라고 판단, 이에 대해 권고 요구 명령 제재 등의 다양한 감독권을 발동키로 했다.

LG그룹의 LG전자와 LG화학은 최근 이자율 1%인 1천억원어치의 무보증CB를 각각 발행, 서로 상대방의 CB를 떠안았다.

대우그룹의 대우정밀은 9일 2백45억원, 대우는 18일 1천억원 어치의 연리 1%짜리 무보증CB를 발행했다. 대우통신 대우전자는 각각 1천억원, 오리온전기는 5백억원어치의 무보증CB를 발행할 계획. 이들 기업이 제시한 만기보장수익률은 연 4∼13%로 보증회사채 유통수익률이 연 19.5%에 이르는 것을 감안하면 일반인이 투자하기엔 아주 나쁜 조건.

이에 따라 증감원은 20일부터 계열사 지분을 서로 보유하기 위한 목적의 CB발행신고서를 제출하는 기업에 대해 자금 목적 등을 파악하기 위해 자료제출요구권 정정명령권 등을 발동키로 했다.

또 CB 발행사에 경위서와 관련 자료를 제출받아 신고서 허위기재 사실 등이 적발되면 제재하고 제삼자를 통한 계열사의 유가증권 거래 사실을 공시토록 행정지도키로 했다. 김영재(金暎才)기업재무국장은 “CB의 계열사 인수가 과다 차입을 통한 주주권 제한이 될 수 있고 대주주의 경영권 방어비용을 회사가 떠맡는 등의 부작용이 있어 이를 개선키로 했다”고 밝혔다.

〈김상철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