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자본,우량株 집중매입…삼성전자株 30%잠식

  • 입력 1998년 1월 8일 07시 59분


국내기업을 겨냥한 외국자본의 인수합병(M&A)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7일 증권거래소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외국인 주식투자 한도가 종목당 26%에서 55%로 크게 늘어나면서 외국인들이 우량기업 주식을 집중매입, 삼성전자 SK텔레콤 등의 경우 국내 대주주의 지분을 이미 앞질렀다. 외국인들은 지난해 12월11일 이후 7일까지 삼성전자 주식을 4백만주 가까이 매입, 보유주식을 2천9백17만주(30.12%)로 늘렸다. 반면 삼성생명 삼성물산 이건희(李健熙)삼성그룹회장 등 국내 대주주 지분합계는 25.48%로 ‘외국인 연합세력’보다 4.64%포인트나 뒤진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외국인 투자한도가 50%로 확대되면서 M&A 대비책을 마련해 놓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M&A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 투자한도가 아직도 2천4백만주 이상 남아있어 마음만 먹는다면 50%이상의 지분을 확보하는 데는 별 걸림돌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SK그룹의 ‘얼굴’인 SK텔레콤도 세계적인 헤지펀드인 타이거펀드가 5.68%의 지분을 보유하는 등 외국인 지분이 33.33%로 ㈜SK 등 국내 대주주지분 합계 21.25%보다 12%포인트 이상 많다. 은행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주택은행의 외국인지분은 40.11%로 대주주인 정부와 은행임원들의 지분합계 26.49%를 훨씬 넘어섰다. 한편 외국인투자자들은 최근 대형 우량주 외에도 기술력을 갖춘 중소형주에도 ‘입질’을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약업체인 부광약품의 경우 외국인 지분이 작년 12월의 8백50주에서 현재 12만여주(7.6%)로 늘어났다. 〈정경준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