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고환율의 상황이 지속되면서 부도위기에 빠진 수십개의 기업이 극비리에 화의 및 법정관리 신청을 준비중이다. 특히 이들 기업 가운데는 자산순위 50위 이내의 재벌기업이 3,4개나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6일 본보 취재팀의 확인 결과 ‘빅3’ 대형로펌(법률회사)인 ‘김&장’과 세종, 태평양이 각각 10여개 기업의 화의 및 법정관리 신청을 준비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충정법무법인에서도 10여개 기업의 화의 신청을 준비중이며 한미로펌과 S합동법률도 5∼10건의 화의 및 법정관리 사건을 준비 또는 검토중이다.
이밖에 회명법무법인과 덕원법무법인, 개인변호사인 C변호사도 자본금 1백억∼2백억원인 기업의 화의신청을 각각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빅3’로펌 관계자는 “이들 기업중에 50대 재벌그룹 3,4개도 포함돼 있다”면서 “기업들은 화의신청 사실이 미리 알려질 경우 치명적인 신용훼손으로 대출금 회수 등의 조치를 당하기 때문에 극비리에 작업을 추진한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로펌 관계자는 “기업들이 비밀리에 회계법인을 통해 재무분석을 한 뒤 마지막 단계에서 변호사를 찾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로 화의신청을 준비중인 기업은 1백개가 훨씬 넘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C변호사는 “화의신청은 최악의 상황에서 내리는 극약처방이기 때문에 만류하고 있지만 대안이 없는 기업들이 피해를 감수하고 화의신청을 의뢰한다”고 말했다.
화의를 준비중인 기업체 관계자는 “30%에 이르는 금리와 1천7백원대의 환율은 기업이 감당할 수 없는 폭풍우나 다름없다”며 “이대로 가다가는 1∼2월에 2백개 이상의 기업이 무더기로 화의신청을 하거나 파산할 것이라는 우려가 업계에 팽배해 있다”고 전했다.
〈이수형·조원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