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종금사」편법영업 집중조사…정부,이달중 경영평가

  • 입력 1998년 1월 4일 20시 30분


정부는 이달중 실시하는 종합금융회사의 경영정상화 평가과정에서 한화 쌍용 등 재벌계열 종금사의 변칙적인 자금융통 등 편법영업 여부를 집중 조사하기로 했다. 특히 조사결과 탈법사실이 적발될 경우 형사고발조치와 강력한 행정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정부의 이같은 방침은 은행의 재벌소유가 사실상 허용됨에 따라 금융기관이 재벌의 사금고로 전락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재정경제원 관계자는 4일 “재벌계열 종금사들이 돈을 빼돌렸을 가능성이 높다”며 “30개 종금사에 대한 경영정상화 평가작업에서 이같은 변칙영업을 집중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달 경영실사에 이어 이달중 경영정상화 평가작업과정에서 종금사의 편법 영업사실이 자연스레 드러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재경원에 따르면 종금사의 경영실사과정에서 재벌계열을 포함한 종금사들이 기업신용평가도 제대로 하지 않고 돈을 퍼주는 등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수준에 달했다는 것. 재경원은 재벌들이 계열 종금사들을 모기업의 과잉중복투자를 위한 주요한 자금조달원으로 활용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부도가 났거나 도산위기에 몰린 기업들의 전체 금융권여신 가운데 종금사 여신의 비율이 절반을 넘고 심할 경우 70%에 이른다. 이에 따라 재경원은 재벌계열 종금사들이 상대방 모기업과 단기자금으로 중장기 시설투자재원을 상호 공급했을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국내에서 영업중인 30개 종금사 가운데 재벌계열 종금사는 13개사이며 이 가운데 쌍용 한화 중앙 신세계 한솔 경남 등 6개사가 업무정지조치를 받았다. 재벌들은 외국계 은행과의 합작으로 서울은행과 제일은행의 공개매각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아 앞으로 재벌계열 금융기관에 대한 정부감독이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앞서 재경원은 국제통화기금(IMF)의 권고에 따라 이달중 종금사의 경영정상화 계획서를 평가하고 경영정상화가 불가능한 종금사는 인가취소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30개 종금사들은 재경원에 경영정상화 계획서를 제출, 대폭적인 유상증자와 부동산매각, 임직원감축 및 임금삭감방안을 제시했다. 〈임규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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