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대 대통령 당선자가 탄생함으로써 정치적 불확실성이 상당히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19일의 시장은 주가 하락, 환율과 금리 상승 등 우울한 방향으로 움직였다. 시장 자체의 수급 사정과 불안심리가 풀리지 않았기 때문.
50년만의 정권 교체는 금융시장에 별다른 호재로 작용하지 못했다.
▼주식시장〓주가가 나흘간의 오름세를 멈추고 큰 폭으로 하락, 종합주가지수 400선이 다시 무너졌다. 종합주가지수는 17일 종가보다 21.47포인트 떨어진 397.02.
투자신탁회사로는 처음으로 신세기투신이 영업정지 조치를 받은데 대한 충격으로 금융기관들이 현금확보를 위해 보유주식을 투매하면서 개장 직후부터 하락세를 보였다.
한때 외국인들이 핵심 우량주를 중심으로 「사자」주문을 내놓으면서 주가가 보합권까지 회복했지만 기관투자가들의 매물에 다시 밀렸다.
주식값이 오른 종목은 5백2개(상한가 3백55개), 내린 종목은 3백83개(하한가 1백97개).
▼외환시장〓주말과 주초 달러자금 결제수요가 몰려 원―달러환율이 크게 올랐다.
미국 달러화는 기준환율보다 43.60원 높은 1천5백30.00원에 처음으로 거래된 뒤 한 때 1천6백60.00까지 상승했으며 1천5백50.00원에 마감됐다.
20일 기준환율은 전날보다 1백31.70원 오른 1천6백18.10원. 유럽계 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정권교체에 따른 불안감보다 기대감이 컸지만 시장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자금시장〓신세기투자신탁의 영업정지에 따른 불안감이 확산된 데다 회사채발행물량이 평소보다 많아 회사채 금리가 17일에 비해 2.83%포인트 오른 연 26.14%를 기록했다.
▼금융가 반응〓한국은행은 국민회의 김후보의 당선에 따른 금융개혁법안 처리 방향과 이미 사표를 낸 이경식(李經植)총재의 후임에 누가 임명될지를 놓고 촉각을 곤두세웠다. 반면 시중은행들은 『당장 은행 인사 등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며 담담한 반응.
은행 관계자들은 『김대중(金大中)당선자가 경제외교를 통해 외환위기를 수습하고 금융시장 경색을 푸는 데 하루라도 빨리 나서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정경준·천광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