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국제통화기금(IMF)이 합의문을 발표함에 따라 주가는 9일간의 하락을 멈추고 상승세로 돌아섰으며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도 내림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자금시장의 불안은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증권시장〓3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2.44포인트 오른 379.31을 기록했다.
이날 주식시장은 서울은행 제일은행 등 금융주의 거래가 폭발적으로 증가한데 힘입어 사상 최고치인 8천8백23만주가 거래돼 지난 6월4일(8천7백92만주)의 기록을 경신했다. 서울은행과 제일은행은 합병후 외국계 은행으로의 인수설 등을 재료로 활발한 손바뀜이 일어나 거래량이 1천만주를 훨씬 넘었다.
이날 주식시장은 재계 12위의 한라그룹의 화의신청설 및 셰프라인 한일방직 등의 부도설로 개장 초부터 폭락, 한때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20포인트 이상 떨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막판 외국인 투자한도 확대소식이 전해지면서 외국인 선호주인 한국전력 포항제철 SK텔레콤 등 대형 우량주들에 「사자」주문이 쏟아지면서 강보합권으로 마감됐다.
하지만 중소형주들은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해 전체 상장종목의 72%가 넘는 6백91개 종목이 하한가를 기록했다.
증권 전문가들은 『외국인 투자한도 확대로 투자심리가 점차 회복될 것으로 보이지만 일부 상장사들의 자금악화가 계속되면 장세(場勢)를 낙관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외환시장〓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기준환율보다 24.40원 높은 1천2백65.00원에 거래가 시작된 뒤 정부와 IMF의 합의문 발표 지연에 따른 불안감으로 한 때 1천2백90.00원까지 올랐다.
원―달러환율은 합의문이 발표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1천1백89.00원까지 떨어졌으며 1천1백96.00원에 마감됐다.
다만 4일 기준환율은 이날 하루 동안 이뤄진 거래량을 반영해 결정되기 때문에 전날보다 8.90원 오른 1천2백49.50원으로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자금시장〓91일만기 기업어음(CP) 금리는 종합금융사 업무정지명령에 대한 충격으로 금리가 전날보다 1.12%포인트 높은 연 24.40%까지 치솟았다.
특히 일부 기업들은 「꺾기」 등을 통해 법정금리(연 25%)보다 높은 수준에 거래를 하기도 했다.
또 3년 만기 회사채는 연 18.74%로 전날보다 0.51%포인트 올랐다.
대우증권의 한 관계자는 『기업부도와 통화긴축에 대한 우려로 모든 금리가 강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금융기관끼리 거래하는 콜금리는 15.79%로 전날보다 3.49%포인트 치솟았다.
〈정경준·천광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