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사업]아이디어로 승부…月매출 1억넘는 사업가도

  • 입력 1997년 11월 25일 08시 08분


PC통신의 꽃인 IP업계에 우먼파워가 거세지고 있다. IP란 정보제공업자(Information Provider)의 약자로 각종 정보를 데이터베이스로 만들어 PC통신에 올리고 정보사용료를 받는 사업. 그동안 IP업계는 남성의 독무대였으나 정보화된 여성이 늘어나면서 여성의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다. 산부인과 간호사 출신의 주부 이명옥씨(32)는 지난해 1월부터 혼자 IP를 운영하고 있다. 이씨는 신생아실에서 수많은 산모들을 만나면서 「임신과 출산에 대한 정확한 지식을 알려 줘야겠다」는 생각으로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씨는 반년 간의 준비 끝에 「미시의 신혼정보」라는 서비스를 천리안(go mhoney)과 유니텔(go honey)에 띄웠다. 집에서 PC 한 대로 할 수 있는 사업이기 때문에 회사원인 남편도 아주 만족해한다. 이씨는 『좋은 정보를 제공해줘서 고맙다는 전자우편을 받을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지난달부터 「생활 대여 대행정보」를 천리안(go lent)과 유니텔(go use)에 제공하고 있는 신은경씨(30) 역시 집에서 갓난아기를 키우고 있는 「정보화 주부」다. 신씨는 지난 1월 출산 후 유아용 침대를 대여받아 사용하는 것을 친지들이 보고 『그런 것도 빌려주느냐』고 묻는데서 힌트를 얻었다. 신씨는 장난감 레저용품 의류 대여부터 홍보 장례 프로포즈 대행까지 각종 대여 대행사와 네티즌을 연결시켜 인기를 얻고 있다. 송미애(26) 최미현씨(22)는 하이텔에 「삐삐팅(go bibiting)」을, 천리안 하이텔 나우누리에 「체인사업정보(go chain)」를 올려놓고 있다. 대학 재학시절부터 IP에 관심이 많았던 최씨는 대학선배의 소개로 송씨를 만나 사업에 뛰어들었다. 최씨가 아이디어를 낸 「삐삐팅」은 회원의 신상과 무선호출기 번호를 PC통신에 올려주는 서비스. 지난 6월 개설 후 1천2백여명의 회원이 몰려드는 성공을 거두었다. 이지영씨(26)는 「속옷세계」라는 서비스를 지난 8월부터 하이텔(go ling)과 나우누리(go inner)에 제공하고 있다. 「속옷세계」는 국내외 남녀 속옷에 대한 정보를 사진과 함께 올려놓고 있다. 정보는 국내 속옷업체와 인터넷에서 얻고 있으며 외국에 나가는 친구들에게 카탈로그를 부탁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유니텔에 「시사컴퓨터(go sisac)」라는 컴퓨터 전문코너도 열었다. 라디오방송에서 영화평론을 맡고 있는 이씨는 조만간 영화 관련 데이터베이스도 구축하는 등 활동영역을 넓혀갈 계획이다. 한국창업전략연구소의 이경희소장(33)은 IP라는 말조차 생소했던 93년부터 사업을 시작한 선구적인 여성이다. 이소장은 재테크 전문월간지에서 기자 생활을 하다 창업컨설팅과 IP를 시작했다. 이씨는 『사업을 시작할 당시만 해도 주위에 여성은 거의 없었다』면서 『재택근무가 가능하고 꼼꼼하게 정보를 가공해야 하는 특성상 여성에게 유리한 사업』이라고 말했다. PC통신에는 이밖에 「스크린」 「적중 꿈 예언」 등으로 월 1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브라이트시스템」의 이미영사장(30), 의류학과 졸업 직후 「스타 패션 따라잡기」라는 서비스로 돌풍을 일으킨 이정은(22) 심병희씨(22) 등 많은 여성들이 IP로 맹활약하고 있다. 〈김홍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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