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국내에는 20여개의 CI업체가 성업 중이다. 이 가운데 CI전문업체로 손꼽히는 곳은 디자인파크 인피니트그룹 올커뮤니케이션 두킴디자인 심팩트 디자인포커스 등 소수에 불과하다.
CI개념이 국내에 처음으로 도입된 70년대 중반에는 「CI〓시각디자인」의 등식이 통용됐다. 서울대와 홍익대 미대 교수들이 CI산업의 주역으로 활동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았다.
80년대에 들어와 디자인파크 등의 회사가 출범하면서 CI는 시각컨설턴트로 확장됐다. 90년대에는 기업이념과 철학을 새로 설정하는 기업문화의 정립으로 그 외연이 더 넓어졌다.
디자인파크의 한기호이사는 『최근의 CI는 기업의 경영전략수립으로까지 나아가고 있다』며 『CI는 기업의 질적인 전환이 반드시 따라야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CI에 임직원의 통일된 의사가 함께 반영되지 않으면 기업 내부에서 공감을 불러일으키지 못하고 사원들이 가진 에너지를 결집시킬 수도 없기 때문이다.
CI업체 관계자들은 『국내 기업의 경우 CI의 이상적인 목표와는 별도로 최고경영자의 기호가 강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한다. 최고경영자의 종교나 카리스마가 회사이름이나 로고에 그대로 반영되는 점이 단적인 예라는 것.
고객들이 외국 CI업체를 더 인정하는 분위기여서 국내업체들은 불만이다. 수년전 삼성그룹과 LG그룹 등 대기업이 미국의 L&M, 랜도에 각각 CI를 맡기고 국내 업체는 「하청」을 받아 참여시킨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인피니트그룹의 박병천대표는 『국내 CI시장의 규모는 현재 2백억∼3백억원으로 추산될 정도로 커졌으며 이에 따라 국내업체들의 작업수준도 외국업체 못지 않게 향상됐다』고 강조했다.
〈이 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