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부도를 내고 화의와 법정관리를 신청했던 해태그룹이 종합금융사들의 자금지원 결의로 기사회생의 전기(轉機)를 맞았다.
6일 여신담당 임원회의 참석자들은 『이번 협조융자가 앞으로 일시적인 자금난으로 몰락 위기에 처한 기업을 구제하는 새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과연 종금사들의 「협조융자」모델은 제대로 기능을 할 수 있을까.
▼협조융자모델의 효력〓은행권은 종금사들이 올해 두 차례나 자금회수자제결의를 해놓고 어긴 「전과」가 있다는 점을 들어 이번 결의가 잘 지켜질지 반신반의하고 있다.
이에 대해 종금사들은 종전과 달리 공동자금관리단이 해태그룹에 파견돼 일부 종금사들이 몰래 자금 회수에 나서는 것을 방지할 수 있어 이번에는 실효성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태 정상화 가능성〓해태상사 김웅렬(金雄烈)재무지원본부장은 『연말까지 2천2백여억원만 있으면 물품대금을 결제하고 이자를 내는데 문제가 없다』며 『종금사 지원 1천5백억원과 은행협조융자 미집행분 4백53억원, 임금삭감액 등을 합하면 2천2백억원을 충분히 마련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내년말까지 자구노력을 통해 7천억원을 마련하면 완전정상화가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한 종금사의 임원은 『화의를 철회하면 다시 신청할 수 없기 때문에 해태 박건배(朴健培)회장이 경영권포기 위험까지 감수하며 배수진을 친 셈』이라며 『해태그룹의 정상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남은 걸림돌〓그러나 해태그룹이 정상화되기까지는 아직 장애물이 많다.
우선 일부 종금사 사장과 은행권은 종금사들의 이날 결의에 대해 냉소적인 눈길을 거두지 않고 있다.
또 해태그룹의 주력업종이 겨울철 비수기를 맞는데다 부도로 인한 영업활동 위축 등의 후유증도 남아 있다.
시중은행의 한 임원은 『종금사와 은행의 자금 지원이 성사돼 해태그룹이 일시적인 자금난에서 벗어나더라도 최종 정상화여부는 자구노력 진행상황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천광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