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그룹에 대한 부도유예협약이 종료되고 법원의 재산보전처분결정이 내려짐에 따라 협력업체들과 금융기관들이 기아그룹의 빚을 대신 갚느라 심한 자금난에 시달릴 전망이다.
30일 은행감독원과 금융계에 따르면 기아그룹의 진성어음을 할인해준 금융기관들이 이를 할인해간 협력업체들에 되사가도록 하는 환매 요청이 줄이을 것으로 보인다.
은감원 관계자는 『부도유예협약이 적용된 29일까지는 어음환매요청이 금지돼 있었으나 30일부터는 가능해져 협력업체들이 금융권으로부터 어음환매요청을 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기아 의존도가 높은 협력업체일수록 이로 인한 자금 압박이 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은감원은 금융기관들이 기아그룹 발행 진성어음을 협력업체에 할인해준 실적은 26일 현재 2천5개업체, 4천2백60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또 기아그룹에 지급보증을 해 준 금융기관들도 기아가 갚지 못하는 대출금을 대신 갚아야 할 처지여서 자금사정이 크게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기아그룹에 대한 금융권의 지급보증은 △은행권 1조8천억원 △종합금융사 1조원 등 2조8천억원. 여기에는 종금사들이 기업어음(CP)에 대해 지급보증을 한 것은 포함돼 있지 않은데 이것도 상당한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CP 지급보증은 명백한 불법이어서 지급보증에 따른 보증책임 이행여부를 놓고 금융기관들간에 법정공방이 빚어질 가능성도 크다.
〈천광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