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연구원 등 25개 정부 출연 연구기관들이 95,96년 2년 동안 자체 수입을 적게 계상하는 편법을 써 총 9백99억원에 이르는 국가예산을 남용한 사실이 감사원 감사로 밝혀졌다.
또 한국과학기술연구원 한국기계연구원 등 5개 과학분야 연구기관의 경우 기초과학분야에 대한 연구를 외면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재정경제위 소속 김재천(金在千·신한국당)의원이 27일 입수한 정부출연기관에 대한 감사원 감사결과 자료에 따르면 25개 연구기관에서 예산편성시 자체수입을 줄여 편성한 뒤 정부출연금을 과다수령해 임직원의 수당 등으로 부당하게 전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96년10월부터 지난 1월까지 3개월 동안 30개 정부출연 연구기관에 대한 감사결과 과당수령한 여유재원을 퇴직적립금 부족적립액에 충당하거나 불용(不用)액으로 차기로 이월하지 않고 직원들에 대한 선심성 예산으로 남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기관별 정부출연금 과다수령액은 △생산기술연구원 2백30억원 △한국전기연구소 1백36억원 △한국기계연구원 1백17억원 △한국해양연구소 94억원 △한국에너지기술연구소 89억원 △국토개발연구원 60억원 △한국화학연구소 52억원 등이었다.
또 정부출연 연구기관은 민간연구소와 달리 기초과학분야 연구에 집중해야 하는데도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등 5개 과학분야 기관의 기초과학연구실적 비중은 90년 15.7%에서 △94년 12.8% △95년 10.2% △96년 7.7%로 크게 낮아진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은 90년부터 96년까지 실시한 연구과제 중 전체의 87.4%에 이르는 1천8백17건이 이미 선진국에서 실용화됐거나 보편화한 기술을 연구과제로 선정한 사실이 드러났다.
〈김정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