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이 물가를 결정한다」.
통계청이 지난 95년 1월부터 올 7월까지 전국 11개 대도시의 소비자물가상승률을 조사한 결과 드러난 물가특징의 하나다.
호남 곡창지대에서 가까운 광주의 경우 쌀(일반미)값이 27.7%나 올랐으며 전국적으로 1.6%가 하락한 참기름은 오히려 0.3%가 오르는 기현상을 보였다. 반면 내륙지역인 대전의 고등어값은 47.0%나 하락, 절반수준으로 싸졌으며 인천지역에서 22.6%가 오른 멸치가 전주에서는 39.5%나 하락했다.
원료구입비용보다는 유통시스템이 제품의 가격을 결정하는 시대인 셈.
지역별 상승률은 부산이 10.7%로 가장 높았고 서울이 8.5%로 가장 낮았다. 서울의 경우 할인점 등 가격파괴형 대형유통시설이 들어서는 등 물류기반이 크게 향상됐기 때문에 오름폭이 적었다.
지방자치제 실시 이후 지방정부의 「물가장악력」이 크게 약화된 것도 또 하나의 특징. 마산의 목욕료(34.4%), 서울의 세탁료(16.7%), 광주의 사글세(11.6%) 등 서비스요금 및 임대료가 크게 오른 것이 그 사례들이다.
〈이용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