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전문가 수첩]일확천금 노리다 원금마저 떼인다

  • 입력 1997년 8월 11일 08시 10분


투자수익률만 놓고 보면 금융상품보다는 부동산이나 주식이 훨씬 매력적이다. 선택하기에 따라서는 투자원금에 버금가는 수익을 거머쥘 수 있기 때문. 문제는 이런 행운이 흔치 않다는 것. 일확천금을 노리다가 알토란 같은 원금마저 떼이면 큰일이다. 보람은행 중앙지점 具聖謨(구성모·40) 개인고객팀장이 털어놓는 부동산 체험담을 들어보자. ◇ 구씨의 재테크 체험담 ◇ ▼임야 투자〓지난 88년초 평소 잘 알고 지내던 부동산중개업자의 소개로 지방 소재 임야를 1천만원에 구입했다. 인근에 개발계획이 진행중이어서 1,2년 이내에 두배이상의수익을올릴 수 있다는 말에 귀가 솔깃했다. 호박이 넝쿨째 굴러오다 옆길로 샜나. 2,3년이 지나도 개발 움직임은 전혀 없었다. 답답한 마음에 현지 답사를 해봤더니 웬걸,그가 산 것은 산자락에 붙어있는 「초라한」 임야였다. 소개업자에게 항의도 하고 삿대질도 해봤지만 다 소용없는 일. 구씨는 아직도 이 임야를 팔지 못하고 「허울좋은」 땅주인으로 남아있다. ▼상가투자〓지난 95년 적금 등으로 꾸준히 모은 3천5백만원을 신도시 상가에 투자했다. 운용방법을 놓고 한참 궁리를 하던 중 신문기사를 읽고 상가를 매입하기로 결정한 것. 은행대출금 1천만원과 임대보증금 1천만원을 끼고 총5천5백만원에 상가를 매입했다. 처음에는 임대료수입이 짭짤했으나 인근에 대형할인점이 생기면서 점포 매출이 갈수록 줄어들고 설상가상으로 임차인과 임대료 문제로 마찰이 생기게 됐다. 골치를 썩이느니 차라리 팔아버리기로 결심했다. 매각가액은 처음 구입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5천3백만원. 여기에다 임차인이 권리금으로 2백만원을 추가로 요구해왔다. 울며 겨자먹기로 4백만원의 손실을 보고 팔아버렸다. ◇ 구씨의 조언 ◇ ①유동성이 떨어지는 부동산에 투자할 때는 금융자산에 투자하는 경우보다 훨씬 신중을 기해야 한다. 소개업자의 말에 의존하지 말고 반드시 현지답사 후 투자결정을 내리자. ②주변 여건과 향후 경기도 고려하자. 특히 상가투자는 영업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대형할인점이 주변에 있는지, 앞으로 신축될 예정인지를 사전에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③여유자금을 굴릴 때는 금융상품과 부동산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자. 부동산 투자는 잘만 선택하면 고수익을 올릴 수 있지만 일시에 목돈이 묶일 위험도 상대적으로 높다. 대신 금융상품은 필요할 때 쉽게 현금화할 수 있고 실세금리 이상의 수익률을 얻을 수 있어 안정적이다. 〈이강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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