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열차를 이용해 고향집엘 자주 간다. 직장근무를 마치고 가는 길이라 피곤해 잠에 떨어지곤 한다. 얼마전 고향에 갈 때도 야간 열차를 타고가다 깜박 잠이 들었는데 옆에 사람이 앉는 것도 모를 정도로 깊은 잠이 들었다.
자다보니 자리가 점점 좁아지는 것 같았는데 이상한 신음소리가 나더니 나중엔 괴성이 들렸다. 처음엔 잘못 들었겠거니 했는데 점점 손이 가까이 오는 걸 느꼈다. 너무 놀라 자리를 박차고 나오려니 너무 몸을 밀착시켜 힘이 들었다. 옆좌석의 남자는 변태성욕자인 듯 더욱 심한 괴성을 질렀다.
억지로 몸을 틀고 빠져나와 다른칸에 자리를 잡고 앉아 있으니 그 변태자도 자리를 떠나 또다른 대상자를 물색하고 있었다. 그날 또 한명의 재수없는 여자승객이 당했을 것이다. 야간열차를 혼자 타고 다녀본 여자승객은 한번쯤은 당해본 일이라 생각한다.
그 일이 있은 뒤로는 야간 열차로 고향에 가기가 너무 무섭고 끔찍하다. 낮 열차에는 승무원이 자주 다니는데 정작 필요한 야간 열차에는 승무원이 별로 눈에 띄지 않는 것 같다. 철도청은 승객의 편의와 보호를 위해 야간열차에 더 많은 승무원을 배치했으면 한다.
조경희(서울 도봉구 방학3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