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환율이 크게 오르면서 12월 결산을 하는 상장기업들이 외환거래에서 사실상 3조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동원경제연구소가 12월결산법인 4백46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이들기업의 환차손과 외화환산손실 등을 합한 실질 외환손실액이 2조9천5백30억원에 달했다.
환차손은 기업들이 외환을 거래하면서 환율가치가 바뀌는 바람에 입은 손실을 의미하고 외화환산손실은 아직 거래가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았지만 결산일 현재시점에서 평가한 손실금액을 뜻한다.
12월 결산 상장기업의 환차손과 외화환산손실만을 합한 외환관련 손실은 2조6천8백10억원으로 전년대비 156.3% 증가한 반면 환차익과 외화환산이익을 합한 외환관련이익은 1조5천1백98억원으로 20%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에 따라 외환이익에서 손실을 뺀 외환수지는 지난 95년 8천5백46억원 흑자에서 지난해에는 1조1천6백13억원의 적자로 반전됐다.
여기에 상환기한이 1년 이상 남은 장기외화부채의 환산손실 등 회계제도상 당기손실로 처리하지 않는 외환손실액 1조7천9백18억원을 포함하면 지난해 실질적인 외환손실은 2조9천5백30억원에 달한다는 것.
이처럼 지난해 기업들의 외환수지가 악화된 것은 외화차입금이 지난해말 현재 30조4천8백14억원으로 전년대비 48.1% 증가한데다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가치가 8.2% 평가절하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천광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