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훈 기자] 검찰이 이번주부터 한보의혹과 관련, 전 현직 은행장을 포함한 금융계 인사들에 대한 본격 수사를 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금융가는 온통 초상집같은 분위기다. 특히 한보 대출이 많은 제일 산업 외환 조흥을 비롯, 은행권에서는 수사 결과 적지 않은 수의 전 현직 임원 「희생」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한보사태 여파로 이달 말로 예정된 은행주총에서 임원들의 대폭 물갈이도 예상되고 있다.
올해부터 새로 시행되는 비상임이사제도로 임원수 축소가 불가피해져 물갈이 폭이 커질 것으로 예정된데다 한보사태로 문책성 불똥이 은행인사에까지 파급될 전망이다.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일반 및 국책은행 임원들은 96명으로 사상최대 규모.
이 때문에 은행가는 이미 오래전부터 어떤 임원이 선임되고 탈락하는지 촉각을 곤두세워 왔으며 최근 한보사태와 관련해서는 사정(司正)불똥이 어디로 확산될 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올 인사와 관련, 주목을 받는 은행은 제일 산업 외환 조흥 등 한보그룹에 대한 여신이 많은 「한보 4인방」.
이들 은행의 전 현직 행장들과 관련임직원은 한보철강대출과 관련해 검찰에 소환됐거나 소환될 예정이며 검찰수사결과에 따라 일부는 법적처벌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설사 이들 행장이 처벌받지 않더라도 부실여신 규모가 적게는 2천억원에서 많게는 1조원 이상 발생한 경영상의 책임을 면하기 힘든 상황이다.
특히 은행감독원이 지난달말 비상임이사제 세부시행세칙을 통해 은행 자기자본의 5% 이상 부실여신이 발생한 경우 「문책경고」 사유가 되며 문책경고 조치를 당하게 되면 3년간 은행장 또는 감사가 될 수 없다고 밝혀 이들 행장의 진로는 어두운 셈.
제일은행 申光湜(신광식)행장은 지난해 효산 부정대출로 물러난 李喆洙(이철수)전행장의 잔여임기가 올해로 만료되고 또 외환은행 張明善(장명선)행장도 올해 임기가 끝나기 때문에 단연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올 연말로 임기가 만료되는 산업은행 金時衡(김시형)총재는 임명직인 만큼 정부의 대책에 따라 임기전 중도하차할 가능성도 있다.
조흥은행 우찬목 행장은 임기가 내년이지만 검찰수사에 따라 유동적일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한보사태의 피해가 가장 큰 제일은행은 신행장 외에 洪泰完(홍태완)감사 朴龍二(박용이) 尹圭信(윤규신) 吳世賢(오세현) 朴錫台(박석태) 辛中鉉(신중현) 金裕洪(김유홍)상무 등 8명의 임기가 이달말 주총때 만료돼 이들의 거취가 주목된다.
외환은행은 장행장 외에 趙成鎭(조성진)전무와 鄭基鍾(정기종)상무 등이, 조흥은행은 張喆薰(장철훈)전무와 蔡炳允(채병윤)감사 李元淳(이원순) 李鎔元(이용원)상무 등의 임기가 이번 주총때 만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