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그룹 부도로 TV광고를 비롯한 광고업계에 31일현재 모두 41억여원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보그룹 계열사인 독립프로덕션 한맥유니온의 부도 위기와 더불어 한보그룹 관련 방송광고의 전면중단 등 한보그룹 부도사태가 방송광고계에도 여파를 미치고 있는 것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23일 한보철강을 시작으로 잇따른 한보그룹 부도로 인해 한보그룹 광고를 취급해 온 △금강기획 12억원 △웰컴 12억여원 △MBC애드컴 10억여원 △제일기획 7억여원 등 4개 광고대행사가 약41억원의 피해를 봤다.
한보그룹 인쇄물 광고를 맡았던 MBC애드컴 이외의 3개 광고회사는 한보그룹의기업PR과 한보 계열사인 상아제약의 「젠」「제놀」 등의 CF 등 방송광고를 주로 대행해 왔다.
특히 TV와 라디오 등 방송광고의 경우 지난 24일부터 한보그룹 광고가 전격적으로 전면중단됐다.
그러나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 광고회사와 피해액은 상황 전개에 따라 더 늘어날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광고업계를 한층 긴장시키고 있다.
방송광고공사에 따르면 지난 96년 한보그룹의 방송광고 총액은 약 74억원으로 96년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최근 4개월동안의 실적은 한보그룹 10억8천여만원, 상아제약 12억4천여만원 등 모두 23억3천여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그룹 계열의 금강기획, 삼성계열의 제일기획 등 대형 광고대행사의 경우도산 등의 우려는 없으나 독립광고 대행사인 웰컴은 재무구조가 비교적 건실한 편이지만 경영수지 악화 등에 직면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또 과거 대형사건 직후에는 광고효과가 떨어지는 현상을 의식한 대형 광고주들이 광고를 꺼리는 관행에 따라 한보 사태는 봄철을 앞두고 되살아날 기미를 보이던 방송광고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한보사태로 기업의 부도덕적인 측면이 강하게 노출됨에 따라 기업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기업PR 광고의 위축이 두드러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현재 6개사가 월 22억원 수준에서 기업PR 방송광고를 하고 있으나 월2억원 규모의 조흥은행의 경우 한보사태와 관련한 탓이인지 기업PR의 전면중지를 방송광고공사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광고공사의 한 관계자는 "한보그룹 부도 직후 한보 관련 방송광고를 전면중지함에 따라 올해 1월 기준으로 광고신탁이 약 3억원 줄어 들었다"며 "대형 금융사고로 발생한 한보 사태는 지금의 경기침체를 감안한다면 방송광고 불황을 부채질하는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