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投信 「현대」로 넘어갈듯…빚 2조2천여억원

  • 입력 1996년 12월 30일 20시 20분


「李熙城기자」 경영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투자신탁이 내년초 증권사로 전환된뒤 현대그룹에 인수될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재정경제원과 국민투자신탁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초 국민투신의 증권사 전환을 허용, 2월말까지 증권사 전환작업을 끝내도록 할 예정이다. 현행 투자신탁업법에는 10대 재벌그룹의 경우 한국 대한 국민 등 기존 투신사를 인수할 수 없지만 국민투신이 증권사로 전환되면 인수가 가능해진다. 국민투신은 기존의 증권사처럼 일반투자자를 상대로한 증권소매업무를 취급하지 않는 대신 증권도매업무(법인영업 회수채인수 등)와 종합금융업무(기업어음 양도성예금증서중개), 투자신탁업무(수익증권판매와 펀드운용)등을 결합한 종합투자은행식의 증권사로 전환된다. 李正雨(이정우)국민투신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증권사로 전환한뒤 1년이내에 투신업무를 취급하는 별도 법인을 자회사로 독립시킬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민투신은 증권업무와 종금업무를 본사에서 취급하고 투자신탁업무는 자회사에서 취급하는 종합금융기관으로 바뀔것으로 보인다. 이사장은 『5천억원에 달하는 미매각수익증권(중도환매후 팔지 못한 수익증권)과 4천억원에 달하는 자본잠식상태를 개선하기 위해서 추가로 국민투신에 1조원가량을 투자할 수 있는 기업을 물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그동안 인수를 추진해온 현대그룹에 경영참여를 요청하는 것과 마찬가지 의미로 해석된다. 현대그룹은 올해초 국민투신의 주식 50%를 매집했으나 정부의 반대에 부닥쳐 이 중 2.2%를 제외한 나머지 주식을 부국증권 등 증권사에 환매조건부(나중에 되사겠다는 조건으로 매각)로 매각했다. 따라서 현대그룹이 증권사에 매각한 주식을 되사들이면 순식간에 50%의 지분을 가진 대주주로 부상된다. 국민투신은 지난 89년12월 정부의 증시부양책에 따라 7천6백21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인뒤 주가가 떨어지는 바람에 큰 손실을 입었다. 이때부터 쌓인 국민투신의 빚은 지난 11월말 현재 2조2천1백40억원, 1년이자지급액은 1천8백억원으로 늘어났다. 한편 재경원은 국민투신이 증권사로 전환되더라도 당분간 기존 가입자들에 대해서는 피해가 없도록 보완장치를 조만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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