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거래소 주가 폭락…외국인 투자자 조사

  • 입력 1996년 12월 14일 09시 03분


「李熙城기자」 증권거래소는 지난 12일 외국인 투자자들의 대량 매도로 주가가 폭락한 것과 관련, 원인 조사에 나섰다. 거래소는 12일의 폭락사태가 외국인들이 주가지수 선물거래에서 차익을 거두기 위해 의도적으로 주가를 떨어뜨렸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12일 증시가 끝나기 10분전인 오후2시50분경 미국계 모건스탠리증권 창구를 통해 제일제당 대우중공업 등 대형주 93개종목 1백20만주에 대해 매도주문을 내고 이중 93만주(1백5억원어치)를 팔았다. 이중 92개종목이 KOSPI 200(주가지수선물의 거래대상물이며 삼성전자 등 대형우량주 2백개종목의 주가를 가중평균한 지수)에 편입된 종목들이며 이에 따라 종합주가지수와 KOSPI 200지수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당시 종합주가지수는 전날 종가보다 5.66포인트 떨어진 699.02를 기록했으나 외국인들의 대량 매도로 인해 주가지수는 15.30포인트 하락한 689.38을 기록했다. 또 71.45 수준이었던 KOSPI 200지수는 69.91로 1.54포인트 하락했다. 이에 따라 매도포지션(11일 현재 12월물 9백31계약 보유. 1계약은 KOSPI 지수에 50만원을 곱한 것)으로 주가지수선물을 갖고 있던 외국인들은 1.54포인트 만큼의 이득을 봤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외국인들은 모두 7억2천만원(1.54×931×50만원)의 이득을 취했다. 매도포지션으로 주가지수 선물을 갖고 있을 때는 KOSPI 200의 지수가 많이 하락할 수록 큰 폭의 차익을 거둘 수 있다. 증권거래소는 모건스탠리증권이 미결제 선물계좌를 거의 보유하지 않고 있는데다 이날 모건스탠리증권 창구를 통해 매도된 주식이 대부분 위탁자(외국인 투자자) 보유주식이었던 만큼 현물(주식) 매도를 의뢰한 위탁자의 인적사항과 선물보유현황 등을 조사하고 있다. 모건스탠리증권의 한 관계자는 이번 매도건과 관련, 『외국인 투자자가 선물에서 차익을 거두기 위해 현물(주식)을 매도한 것이 아니다』며 『이들은 주가가 더 떨어질 것으로 보고 주식을 미리 처분한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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