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 톰슨인수 사실상 무산…佛정부 여론비난에 굴복

  • 입력 1996년 12월 5일 07시 51분


「파리〓金尙永특파원」 대우그룹의 프랑스 톰슨멀티미디어 인수가 사실상 무산됐다. 프랑스 정부는 4일 경제재무부가 발표한 성명을 통해 여론의 비난을 받아온 톰슨그룹의 민영화 절차를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그러나 톰슨그룹의 민영화원칙 자체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조만간 민영화 절차를 재개하기 위한 지침을 공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프랑스 정부의 이같은 조치는 민영화위원회의 건의에 따른 것으로 민영화위원회는 톰슨멀티미디어가 한국의 대우그룹에 넘어감으로써 선진기술이 유출되는 것에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장 아르튀 경제재무부장관은 밝혔다. 이에따라 지난 10월 톰슨그룹의 인수업체로 프랑스 라가르데르그룹과 한국의 대우그룹을 선호한다고 밝힌 프랑스 정부의 발표는 효력을 상실했다. 프랑스 정부는 이번 조치로 톰슨그룹 민영화를 원점으로 되돌려 대우그룹을 사실상 배제하면서 내년초 다시 민영화 절차를 재개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톰슨그룹 인수와 관련해 라가르데르 및 대우그룹이 프랑스 정부에 제출한 제안서는 올 연말까지만 효력을 갖기 때문에 연내 결정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내년에 새로운 민영화절차를 밟게 된다. 톰슨그룹 인수 경쟁에 참여했다 탈락한 알카텔 알스톰그룹은 내년에 다시 인수 경쟁에 뛰어들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와 관련, 대우그룹은 4일 프랑스 정부가 톰슨멀티미디어사 민영화절차를 연기한 것은 정치적 판단에서 나온 것이라며 유감을 표명했다. 대우그룹의 고위관계자는 『이번 결정으로 대우전자의 톰슨사 인수가 백지화되는 것은 아니고 향후추이를 지켜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톰슨멀티미디어사 인수건을 총괄해온 대우전자는 톰슨사 인수계획이 좌절될 경우 당초 프랑스에 투자할 계획이던 20억달러를 영국이나 동유럽쪽에 투자, 유럽지역 가전생산망을 구축하기로 했다. 대우그룹은 5일오전 대우전자 裵洵勳(배순훈)회장 주재로 대책 회의를 열고 그룹의 공식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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