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내년투자 『초긴축』…최고 30% 감축

  • 입력 1996년 10월 22일 20시 05분


최근 수출경쟁력 하락과 불황의 여파로 삼성 등 대기업들이 내년에 수익성 낮은 투자를 대폭 줄이는 등 「투자의 군살빼기」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에는 투자축소로 일자리가 감소하면서 고용사정이 크게 악화될 것 으로 예상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투자내실화(內實化) 및 감량경영을 위해 계열사들 이 책정한 향후 5년동안의 투자 규모를 그룹 차원에서 약 30% 감축하는 한편 그동안 매출위주였던 투자계획을 수익위주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삼성그룹 투자담당 관계자는 『계열사들이 정해놓은 5년동안의 투자규모를 모두 합하면 약 70조원에 달하는데 그룹 차원에서 연간투자규모를 10조원 이하로 삭감하 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종전엔 수익률이 낮더라도 매출증가에 도움이 된다면 투자하는 경우가 많 았으나 경기불황을 감안해 내년부터는 어느 정도 수익률을 낼 수 있는 사업에 돈을 쓰겠다는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불황기에 투자를 많이 한다」는 현대그룹은 내년중 제철업 진출 등 신규사업을 포함하면 전체 투자규모는 올해보다 늘어날 전망이지만 자동차 등 주력업체의 투자 는 줄어들 수도 있다는 것. 현대 관계자는 『생산설비 위주의 투자를 우선하고 사무 실이나 건축물 등에 대한 투자는 그만큼 줄여야 할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LG그룹의 경우 올해 반도체 석유화학 등 주력기업들의 경영실적이 좋지 않기 때문 에 내년에는 신중하게 예상수익률을 따져보고 투자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 「세계경영」을 기치로 투자를 크게 늘려가는 대우그룹 관계자도 『앞으로는 최소 한 대출금리에 1%포인트를 더한 15%정도 이상의 수익이 나온다고 해야 투자가 이뤄 질 것』이라고 말했으며 선경그룹 관계자는 「긴축투자」 분위기에 공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삼성경제연구소는 내년 실질경제성장률이 6.3% 수준으로 올 전망치 6.8%보 다 낮아지며 설비투자 증가율도 올해 4.1%, 내년 4.3% 수준으로 지난해의 15.9% 를 훨씬 밑돌 것으로 내다봤다.〈洪權憙·林奎振·千光巖·李鎔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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