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든 죽을 수 있다는 진실 새겨야 삶에 활력 생겨”

  • 동아일보

능행스님 산문집 ‘생의 모닥불’ 펴내
불교계 첫 호스피스 ‘정토마을’ 세워
30여년간 본 환자들의 일성은 ‘후회’

“우리는 언제든지, 어디서든지 죽습니다.”

능행 스님이 20일 출간한 산문집 ‘생의 모닥불’(사진)을 통해 전하는 가장 무거운 한마디다. 스님은 1995년부터 많은 이들의 임종을 지켜온 한국 불교 호스피스의 선구자라 할 수 있다. 불교계에서 처음으로 독립형 호스피스인 ‘정토마을’을 세웠으며, 울산 울주엔 불교 호스피스 전문병원인 ‘자재병원’을 일궜다. 그가 자연과 삶에 대한 사유를 담은 글 150여 편을 묶어 책을 펴냈다.

능행 스님
능행 스님
스님은 21일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흔히들 쓰는 ‘언젠가는 죽는다’는 막연한 말이 사람을 무기력하게 만든다”며 “언제 어디서든 죽을 수 있단 진실을 가슴에 새겨야 오히려 삶에 활력과 탄력이 생긴다”고 했다. 생명의 끝을 상기할 때, 역설적으로 ‘지금 이 순간을 어떻게 살아낼 것인가’를 자문하며 하루를 충실히 살아갈 수 있단 설명이다.

“나이 쉰을 넘기면서 생주이멸(生住異滅·모든 사물은 생겨나고 머물며 변하고 소멸한다)과 법계연기(法界緣起·온 우주가 서로 연결돼 있다)의 이치가 보였습니다. 계절이 돌듯 사람도 태어나 머물다 떠납니다. 우리도 자연의 지극히 일부일 뿐이란 걸 인정했죠.”

책 제목 ‘생의 모닥불’은 박인희의 노래 ‘모닥불’에서 따왔다. 스님은 “이 노래를 부르면 위안이 되고 죽음도 더 자연스럽게 수용이 되는 것 같아 ‘모닥불’ 앞에 ‘생’을 붙였다”고 말했다.

스님에 따르면 자재병원에서 임종을 맞는 환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은 ‘사랑한다고 자주 말할걸’ ‘일 좀 덜 하고 여행 다닐걸’ 같은 후회라고 했다. 스님은 “병이 깊어 타인의 손에 맡겨지기 전에 내 뜻으로 살 수 있는 지금 깨어 있어야 한다”며 “선택할 수 있을 때 선택하고, 사랑할 수 있을 때 사랑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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