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록의 계절, 호텔 ‘야장’엔 특별한 게 있다

  • 동아일보

서울시 광진구 워커힐호텔앤리조트 명월관의 ‘가든BBQ’. 워커힐호텔앤리조트 제공
서울시 광진구 워커힐호텔앤리조트 명월관의 ‘가든BBQ’. 워커힐호텔앤리조트 제공

한강과 아차산 풍경이 오월의 파란 하늘과 어우러져 있었다. 이 곳은 1964년 워커힐호텔에 문을 연 전통 기와집 양식의 ‘명월관’ 야외 정원. 행복한 표정의 가족들이 ‘가든 바비큐’를 즐기고 있었다. ‘삼대가 온 저 테이블에서는 명월관에 얽힌 각 세대의 추억을 나누고 있는 게 아닐까.’

무대에서는 로이킴의 ‘봄봄봄’ 음악이 흘러나왔다. ‘ 봄 봄 봄, 봄이 왔네요. 우리가 처음 만났던 그때의 향기 그대로. 그대가 앉아 있었던 그 벤치 옆에 나무도 아직도 남아있네요∼’. 60년 넘는 워커힐의 미식 헤리티지를 품은 이 곳은 요즘 ‘호텔 야장(野場)’의 대표 주자로 꼽힌다.

현재의 워커힐 명월관. 워커힐호텔앤리조트 제공
현재의 워커힐 명월관. 워커힐호텔앤리조트 제공
‘야장’은 본래 들판에 차린 마당이나 장터를 뜻한다. 산 좋고 물 맑은 곳에 멍석을 깔고 둘러앉아 음식을 나누며 계절의 풍류를 즐기던 소박한 즐거움이 야외에서 테이블을 놓고 먹는 음식 문화로 진화했다. 최근에는 각 호텔의 아웃도어 다이닝이 가세했다. 정원, 루프톱, 테라스, 숲속 언덕 같은 공간에 셰프의 요리와 와인, 음악, 야경이 더해진다. 야외의 자유로움은 살리되, 호텔의 품격과 안정감을 더했다.

최근 외식의 키워드는 단순한 맛집이 아니다. 무엇을 먹었는가보다 어디에서, 어떤 기분으로, 누구와 시간을 보냈는가가 중요해졌다. ‘야장’이라는 말이 유행어처럼 번진 것도 그래서다. 야외 테이블에 앉아 계절을 몸으로 느끼고, 자유로운 분위기를 즐기는 경험. 이젠 음식만이 아니라 야외의 정취를 소비한다.

왜 우리는 바깥의 식탁을 그리워할까. 날씨가 좋아서만은 아니다. 사람들은 점점 더 감각이 깨어나는 순간을 원한다. 에어컨 바람 대신 실제 바람을 맞고, 조명 대신 노을빛을 보고, 배경음악 대신 거리와 숲의 소리를 듣고 싶어 한다. 야외 식탁에서 저녁 공기가 피부에 닿는 순간, 살아 있음을 새삼 느낀다.

특히 호텔의 야외 공간은 도심에 있으면서도 여행지에 온 듯한 기분을 준다. 멀리 떠나지 않아도 잠시 일상의 바깥에 앉을 수 있다. 호텔업계가 미식과 풍경, 음악과 술, 계절의 감각을 한데 엮은 ‘도심 속 야외 미식’을 선보이고 있는 이유다.

>> 3대가 추억을 공유하는 숲속 언덕과 정원

1966년 10월의 명월관. 워커힐호텔앤리조트 제공
1966년 10월의 명월관. 워커힐호텔앤리조트 제공
1963년 문을 연 워커힐호텔앤리조트는 한강과 아차산을 품은 서울의 대표적인 리조트형 호텔로, 도심 속 야외 다이닝 문화를 오래전부터 선보여온 공간이다. 피자힐은 건축가 고 김수근이 설계한 워커힐의 상징적 공간 중 하나로, 개관 당시 힐탑바로 운영되다가 1988년 피자 레스토랑으로 변신했다. 명월관은 1964년 문을 연 한우숯불구이 전문점이다.

숲속 언덕에 자리한 피자힐 야외 테라스에서는 ‘선셋 다이닝 with 쁘띠 와인 마켓’이 열린다. 워커힐 셰프가 준비한 6코스 메뉴에 소믈리에가 엄선한 와인을 취향에 따라 곁들일 수 있다. 훈제 연어 타르타르와 멜바 토스트, 광어 구이를 곁들인 지중해 스타일 스프, 파케리 파스타 샤프런 크림 등이 코스로 제공된다. 한강 위로 저녁빛이 내려앉는 시간, 숲과 강 사이의 테이블은 도심 속 작은 휴양지가 된다.

6월부터 9월까지 매주 목요일과 금요일 저녁에는 피자힐의 ‘골든 나이트’가 이어진다. 워커힐 수제 숯불 그릴 플레터와 세미 뷔페, 피자 2종을 무제한 맥주와 함께 즐기는 구성이다. 스텔라, 호가든, 하이볼은 물론 무알코올 맥주와 소프트 음료도 마련돼 술을 마시지 않는 고객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명월관의 야외 가든에서는 이달 30일까지 매주 토요일 저녁 ‘가든 BBQ’가 열린다. 전통 참숯으로 구워낸 국내산 한우 숯불갈비, 소금양념 등갈비구이, 훈연 돼지 삼겹살, 랍스터 테일 버터구이 등이 마련된다. 고즈넉한 한옥 분위기와 야외 정원, 한강 전망이 어우러져 한식 다이닝의 멋을 한층 깊게 만든다.

>> 남산 숲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미식 정원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의 시그니처 레스토랑 ‘페스타 바이 충후’는 남산의 숲을 배경으로 ‘미식의 정원’을 선보인다. 이름 그대로 정원이 무대다. 야외 정원으로 확장된 오픈 키친에서는 셰프들이 죠스퍼 그릴을 활용해 라이브 그릴 퍼포먼스를 펼친다. 숯불 향이 피어오르고, 요리가 완성되는 장면을 눈앞에서 보는 재미가 더해진다.

이충후 총괄 셰프는 제철 식재료를 바탕으로 한 스페셜 코스를 선보인다. 임기학 셰프의 프리미엄 샤퀴테리 브랜드 ‘무슈꼬숑’을 활용한 플레이트도 포함된다. 샴페인과 화이트, 레드 등 코스와 조화를 이루는 와인 7종도 준비된다. 여기에 보컬, 피아노, 기타로 구성된 라이브 공연이 더해져 남산의 초여름 밤을 더욱 부드럽게 만든다. ‘미식의 정원’은 6월 19일까지 매주 목요일과 금요일 저녁, 총 10회 한정으로 운영된다.

>> 영화와 와인, 프랑스식 낭만의 밤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은 한불 수교 140주년을 기념해 호텔 6층 야외 정원에서 ‘프렌치 무비 나잇’을 진행한다. 서울 도심 속 가든에서 프랑스 영화 세 편을 상영하고, 로제 와인 브랜드 ‘위스퍼링 엔젤’과 협업해 영화와 와인을 함께 즐기는 경험을 제안한다.

야외에서 영화를 본다는 것은 실내 상영관과는 전혀 다른 감각이다. 스크린 너머로 밤공기가 흐르고, 잔 속의 와인 빛깔과 영화의 장면이 겹쳐진다. 프랑스 영화가 서울의 초여름 밤과 만나면서 호텔의 정원은 야외 영화제로 변신한다. 별도의 관람료 없이 공식 홈페이지를 통한 선착순 사전 예약제로 운영된다.

>> 광화문 하늘 위의 피크닉

포시즌스 호텔 서울은 15층 야외 가든 테라스에서 ‘버블스 앤 번즈’를 진행한다. 콘셉트는 도심 속 피크닉. 경복궁과 인왕산, 서울 스카이라인이 펼쳐지는 공간에서 샴페인과 고메 버거를 함께 즐길 수 있다.

메뉴 구성도 경쾌하다. 1++ 한우와 알래스카 킹크랩을 활용한 ‘킹 한우 프레스티지 버거’, 랍스터 떡볶이, 시즈널 프루트 선데 등이 준비된다. 와인, 생맥주, 칵테일, 논알코올 음료까지 선택의 폭도 넓다. 피크닉 바스켓 스타일의 연출은 캐주얼하지만, 공간은 충분히 세련됐다. 퇴근 후 가볍게 들르는 한 잔의 시간부터 기념일의 저녁까지 두루 어울린다.

>> 남산뷰 루프톱에서 즐기는 ‘피맥’
목시서울인사동 메리어트호텔은 16층 루프톱 바 ‘바목시’에서 ‘목시피맥클럽’을 선보인다.

파노라마 남산뷰를 배경으로 피자와 맥주를 즐길 수 있다. 목시의 시그니처 메뉴인 목시베어피자와 생맥주 1잔을 함께 즐길 수 있고, 서울라거 병맥주 4종 할인 프로모션도 진행된다.

호텔이라고 해서 늘 격식을 차릴 필요는 없다. 친구, 연인, 동료와 함께 선선한 저녁 바람을 맞으며 피자 한 조각과 맥주 한 잔을 나누는 시간. 그것만으로도 도심의 하루는 조금 가벼워진다.

>> 산과 숲, 바다에서 즐기는 바비큐

켄싱턴호텔앤리조트는 6월 30일까지 전국 9개 지점에서 봄맞이 바비큐 패키지를 운영한다. 산과 숲, 바다 등 각 지점의 자연환경을 살려 야외 바비큐와 호캉스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

켄싱턴호텔 평창은 프렌치 가든에서 즐기는 ‘시그니처 글램핑 바비큐’, 켄싱턴호텔 설악은 설악산 전망을 배경으로 한 ‘바비큐 인 포레스트’를 선보인다. 켄트호텔 광안리 by 켄싱턴은 바다를 바라보며 루프톱 바비큐를 즐길 수 있다. 이 밖에도 켄싱턴리조트 설악밸리의 테라스 바비큐, 설악비치의 오션 셀프 바비큐, 충주의 반려동물 동반 바비큐 패키지 등 여행지의 풍경과 식탁을 결합한 상품들이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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