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훈이 심사위원 울린 그 노래… 오페라 ‘죽음의 도시’ 국내 초연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4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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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초 ‘작곡신동’ 코른골트 작품
국립오페라단 내달 23~26일 공연

22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N스튜디오에서 열린 오페라 ‘죽음의 도시’ 프로덕션 미팅 현장. 왼쪽부터 지휘자 쾨니히스, 연출가 샤바스, 테너 사카, 소프라노 니컬스, 최상호 국립오페라단 단장. 국립오페라단 제공
22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N스튜디오에서 열린 오페라 ‘죽음의 도시’ 프로덕션 미팅 현장. 왼쪽부터 지휘자 쾨니히스, 연출가 샤바스, 테너 사카, 소프라노 니컬스, 최상호 국립오페라단 단장. 국립오페라단 제공
2021년 6월 영국 카디프 콩쿠르 결선. 심사위원 로버타 알렉산더(소프라노)가 이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한 한국인 바리톤 김기훈의 노래를 듣던 중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이내 그가 눈물을 닦는 모습은 TV로 고스란히 중계됐고, 많은 이들이 이 장면을 지켜봤다. 당시 김기훈이 부른 노래는 에리히 볼프강 코른골트(1897∼1957)의 오페라 ‘죽음의 도시’에 나오는 아리아 ‘나의 갈망, 나의 망상이여’였다. 이 곡은 2023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한 바리톤 김태한이 당시 결선에서 부른 네 곡 중 하나이기도 하다.

국립오페라단이 20세기 초 작곡계 신동 코른골트가 스물세 살 때 작곡한 오페라 ‘죽음의 도시’를 국내 처음으로 무대에 올린다. 5월 23∼26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죽음의 도시’는 벨기에의 고도(古都) 브루게를 무대로 죽은 아내를 그리워하는 남자의 환상적인 얘기를 그려낸다. 주인공 파울은 죽은 아내와 닮은 무용수 마리에타를 집으로 초대한다. 꿈과 현실이 혼동되는 가운데 파울은 마리에타의 목을 조르고, 정신을 차린 그는 아무 일도 없었던 듯 정돈된 방을 보고는 도시를 떠나기로 마음먹는다.

코른골트는 20세기 초 작곡가 말러,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푸치니의 응원과 도움을 한 몸에 받은 음악계의 기린아였다. 유대인이었던 그는 나치의 그림자가 유럽에 짙게 드리워지자 미국으로 이주했고 할리우드 영화음악의 기초를 정립했으며 ‘로빈후드의 모험’ 등 영화음악으로 오스카상을 두 번 수상했다.

22일 서울 예술의전당 N스튜디오에서 열린 ‘죽음의 도시’ 프로덕션 미팅에서 이 작품 연출을 맡은 스위스 연출가 줄리앙 샤바스는 “현실과 꿈, 환각 사이의 대화를 시적으로 표현하고자 한다. 원작과 달리 산업화된 도시의 거친 모습을 무대에 표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 지휘자 로타르 쾨니히스는 “다양하고 풍성한 색깔을 느낄 수 있는 낭만적 오페라다. 푸치니의 오페라를 좋아한다면 이 작품도 좋아하게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파울 역은 테너 로베르토 사카와 이정환이, 죽은 아내 마리와 그를 닮은 무용수 마리에타를 동시에 연기하는 여주인공 역은 소프라노 레이철 니컬스와 오미선이 노래한다. 사카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와 바그너 오페라에서 ‘눈부시게 밝고 자연스러우면서 영웅적 색깔을 가진 테너’라는 호평을 받았다. 니컬스도 영국 로열 오페라 등을 중심으로 바그너 오페라에서 호평을 받아왔다. 사카는 2020년 벨기에 라모네 극장에서, 니컬스는 2022년 러프버러 페스티벌에서 ‘죽음의 도시’에 출연한 바 있다.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와 국립합창단, CBS소년소녀합창단이 출연한다.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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