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 흉기… 청부 살인이 설계된다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4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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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요섭 감독 ‘설계자’ 내달 개봉
흉기 하나 없이 팽팽한 긴장감
강동원 “주인공의 고독에 초점”

영화 ‘설계자’에서 배우 강동원은 냉철한 완벽주의자이지만 동료의 죽음 이후 불안을 느끼게 되는 주인공 영일 역을 연기한다. 작품을 연출한 이요섭 감독은 “강동원은 어두운 매력이 느껴지는 배우”라고 말했다. NEW 제공
영화 ‘설계자’에서 배우 강동원은 냉철한 완벽주의자이지만 동료의 죽음 이후 불안을 느끼게 되는 주인공 영일 역을 연기한다. 작품을 연출한 이요섭 감독은 “강동원은 어두운 매력이 느껴지는 배우”라고 말했다. NEW 제공
“지금까지 연기했던 배역 중 가장 차갑고 건조한 인물이에요. 평소 웃음이 많지만 영화에선 웃는 장면이 거의 없죠. 포커페이스의 고독한 인물을 표현하는 데 주안점을 뒀습니다.”

29일 서울 용산구에서 열린 영화 ‘설계자’ 제작보고회에서 주인공 영일 역을 맡은 배우 강동원이 자신의 배역을 이렇게 설명했다. 다음 달 29일 개봉하는 ‘설계자’는 의뢰받은 청부 살인을 완벽한 사고사로 조작하는 설계자 영일이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홍콩 영화 ‘엑시던트’(2009년)가 원작. 연출은 영화 ‘범죄의 여왕’(2016년)을 만든 이요섭 감독이 맡았다.

영화는 영일이 이끄는 팀 ‘삼광보안’이 한 유력 인사를 처리해 달라는 위험한 의뢰를 받으면서 시작된다. 그간 다수의 액션, 범죄 영화에서 지능범죄 수사팀장(‘마스터’), 꽃미남 사기꾼(‘검사외전’) 역할 등을 연기해 온 강동원은 “살인을 조작한다는 신선한 세계관에 이끌려 출연을 결정했다”며 “영일은 누구도 믿지 못하는 완벽주의자 캐릭터다.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를 생각하며 연기했다”고 말했다. 삼광보안의 베테랑 팀원 재키 역은 배우 이미숙이 연기한다. 영화 출연은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2018년) 이후 6년 만이다. 그는 “기존에 해온 역할과는 상반된 캐릭터라 걱정도 되고, 욕심이 나기도 했다”고 말했다.

영화는 총, 칼 등 흉기 하나 없이 이야기를 긴장감 있게 풀어낸다. 이 감독은 “일상적 요소들이 오히려 흉기처럼 느껴질 수 있도록 연출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며 “삼광보안의 사무실이 위치한 전자상가는 ‘킬러가 숨어 있어도 모를’ 평범한 공간이기에 배경으로 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짜뉴스, 사이버 레커(악의적 영상 편집 등으로 조회수 올리는 유튜버) 등 요소를 추가해 현재의 한국 관객에게도 현실감을 주려 했다”고 말했다.

자극적 이슈몰이에 혈안이 된 ‘사이버 레커’ 역은 이동휘가, 사고 처리를 맡는 보험전문가 역은 이무생이 연기한다. 이무생은 “관객의 시선에 따라 선이 될 수도, 악이 될 수도 있는 미묘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내 편인 듯 내 편 아닌’ 이들을 의심하면서 관람하면 더욱 재미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설계자#이요섭 감독#청부 살인#강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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