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의 봄이 흘러 마주한 ‘그날’… 세월호 참사가 관통한 삶의 기록”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3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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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유가족-생존자 등 목소리 담은 기록집 2권 출간

11일 서울 중구 재난피해자권리센터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10주기 기록집 기자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해정 작가, 희생자 부모 김종기 강지은 씨, 강곤 작가. 온다프레스 제공
11일 서울 중구 재난피해자권리센터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10주기 기록집 기자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해정 작가, 희생자 부모 김종기 강지은 씨, 강곤 작가. 온다프레스 제공
“10년이 지난 지금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11일 서울 중구 재난피해자권리센터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10주기 기록집 출간 기자간담회.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단원고 2학년이었던 생존자 김주희 씨(27)는 떨리는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김 씨는 “책을 위해 인터뷰를 하고 이후에 책을 읽으면서 몰랐던 친구들의 이야기를 알게 됐다”며 “참사 이후 10년 동안 나 자신이 성장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기록집 ‘봄을 마주하고 10년을 걸었다’(온다프레스)와 ‘520번의 금요일’(온다프레스)의 15일 출간을 앞두고 열렸다. 신간은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가 기획했고, 6명의 작가로 구성된 4·16세월호참사작가기록단이 관련자들을 인터뷰했다. 유해정 작가는 이날 간담회에서 “‘피해자’라는 한 단어로 호명됐던 생존자, 희생자 가족 등 다양한 이들의 목소리를 담았다”며 “세월호 참사를 넘어 우리 사회가 여러 재난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를 쓰고 싶었다”고 했다.

‘봄을 마주하고…’
‘봄을 마주하고…’
신간 ‘봄을 마주하고 10년을 걸었다’에는 생존자 9명과 희생자의 형제자매 6명의 목소리가 담겼다. 참사 당시 10대 후반이던 생존자들은 20대가 된 뒤에야 참사와 마주할 수 있었다고 했다. 한 생존자는 참사 이후 팽목항에 가지 못한 사실을 털어놓았다. 참사가 벌어진 뒤 지금까지 ‘당시 나는 팽목에 없었지’라는 생각에 죄책감에 시달렸다는 것. 다른 생존자는 시간이 흐를수록 조금씩 현실에 익숙해지는 자신의 모습을 보며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520번의 금요일’
‘520번의 금요일’
‘520번의 금요일’에는 작가기록단이 2022년 봄부터 2년간 희생자 가족 62명과 시민 55명을 인터뷰한 결과물을 담았다. 인양, 조직, 기억, 가족 등 12개의 키워드로 세월호 참사를 겪은 가족들의 이야기를 조명했다. 아이를 잃은 부모의 절규가 절절하게 실렸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희생자 가족들은 신간을 통해 ‘그날’을 다시 기억하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희생자 아버지 김종기 씨는 “세월호 유가족들이 무엇을 위해 10년 동안 활동해 왔는지를 알리고 싶었다”며 “자화자찬 일색의 백서가 아니라 10년간 왜 이런 일을 해올 수밖에 없었는지와 앞으로 어떻게 해나갈지를 가감 없이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다른 희생자 가족인 남서현 씨는 “세월호 참사는 우리 청년들의 삶을 관통했다. 참사가 내게 어떤 것을 남겼는지 생각하게 됐다”고 했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10년의 봄#세월호 참사#삶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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