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린느 50만원 싸다”…‘슈퍼 엔저’ 日 몰려가는 한국 쇼핑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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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11월 20일 11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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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에서 일본행 여행객들이 출국수속을 기다리고 있다.  ⓒ News1
7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에서 일본행 여행객들이 출국수속을 기다리고 있다. ⓒ News1
“셀린느 사실 거면 일본 여행을 가세요. 역대 최저 엔저에 세금환급까지 받으면 한국 매장에서 170만원인 제품을 130만원에 살 수 있어요.”

최근 원·엔 환율이 3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에 근접하면서 일본으로 쇼핑여행을 떠나는 한국인 관광객이 늘고 있다.

20일 오전 9시 기준 원·엔 환율은 100엔당 866원이다. 원·엔 환율이 870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08년 이후 처음이다. 일본이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유지하면서 외국과의 금리 차이가 벌어지며 최근 엔화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슈퍼 엔저’ 현상에 일본 여행객은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달 일본을 찾은 외국인은 251만6500명으로 코로나 확산 전인 2019년 10월 보다도 0.8% 늘었다. 올해 1~10월까지 일본을 방문한 누적 외국인 수는 1989만명이다.

특히 한국인 관광객 수가 크게 증가했다. 지난달 일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중 한국인은 63만1100명으로 2019년 10월보다 3배(219%) 이상 늘었다. 전체의 관광객 중 한국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25%에 달한다. 올해 1~10월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 관광객 수는 552만5900명이다.

관광객 증가에 엔저까지 겹치면서 일본에서 쓰는 돈도 급증했다. 올해 3분기 일본 관광 관련 소비 총액은 1조3904억엔(12조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러다 보니 일본 온라인 커뮤니티 후기 게시판는 쇼핑한 물품을 널어놓아 인증하는 ‘쇼핑 떼샷’과 일본 세금 환급(택스 리펀드) 방법 등 쇼핑 관련한 여행 정보들을 공유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누리꾼 A씨는 “일본여행 계획이 있다면 셀린느에 가보라”며 “한국 대비 (제품 가격이) 50만~60만원 저렴하고 여기에 외국인 게스트 쿠폰 5%, 텍스리펀드 8%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셀린느 미니 클로드 제품을 130만원가량 주고 구입했다고 인증했다. 이 제품의 한국 판매가는 170만원이다.

다른 누리꾼 B씨는 주얼리브랜드 티파니앤코 구매 인증샷을 올렸다. 글에 따르면 ‘리턴 투 티파니 하트 태그 브레이슬릿 팔찌’의 일본 가격은 110만원, 한국 가격은 132만원이다. 그는 택스리펀드로만 10만원을 아꼈다고 했다.

‘무한 웨이팅’(대기)이나 ‘오픈런’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도 일본에서의 쇼핑 수요를 높이는 데 한몫한 분위기다.

누리꾼 C씨에 따르면 그는 지난달 18일 일본 여행지에서 롤렉스, 에르메스, 샤넬, 루이비통 매장을 방문했다. 샤넬과 루이비통 매장에는 대기 없이 입장할 수 있었고 에르메스 매장에서는 10분을 대기한 뒤 들어갈 수 있었다. 롤렉스 매장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예약이 필요했지만 서브마리너, 데이토나 등 인기 모델 재고가 모두 있었다고 설명했다.

C씨는 “대기가 없어서 매장을 둘러봤는데 가방 종류가 다양해서 선택의 폭이 넓어 쇼핑하기 좋았다”며 “택스 리펀드를 받으니 안 살 수 없는 가격이 되더라. 여행에서 ‘득템’해서 좋다”고 했다.

일본 엔화 가치가 3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향하고 있는 가운데 16일 오후 오후 서울 중구 명동의 한 사설 환전소 전광판에 원·엔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 News1
일본 엔화 가치가 3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향하고 있는 가운데 16일 오후 오후 서울 중구 명동의 한 사설 환전소 전광판에 원·엔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 News1

일본 쇼핑 여행 수요가 급증한 데엔 일본행 항공권 가격이 크게 하락한 것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등 항공사들은 겨울방학 성수기를 앞두고 일본 등 노선에서 할인 프로모션을 펼치고 있다.

소도시 프로모션에 나선 티웨이항공의 유류할증료와 공항세를 포함한 1인 편도 총액은 인천-사가 10만3500원~, 인천-구마모토 15만7500원~, 인천-후쿠오카 9만6000원부터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여행의 경우 비행 시간도 짧고 항공권도 저렴하다 보니 여행객이 코로나 이전보다도 늘어난 수준”이라며 “여기에 최근 엔저가 이어지면서 주말 같이 짧은 기간에 쇼핑을 하러 일본으로 여행을 가는 수요도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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