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워딩턴 주연 영화 ‘시뮬런트’
기억까지 심어 똑같아진 복제인간
명령 안따르고 자율성 높은 변종도
AI 시대, 인간-비인간의 기준 고민
복제인간과 인간을 가르는 기준은 무엇일까. 인간이 오히려 살생에 거리낌이 없고, 복제인간이 절절한 사랑의 감정을 느낀다면 누가 더 인간답다고 할 수 있을까. 2일 개봉한 영화 ‘시뮬런트’가 던지는 질문이다.
영화는 거대한 기술 기업 넥스세라가 복제인간 ‘시뮬런트’를 대량 생산한 미래가 배경이다. 복제인간들은 겉보기에 사람과 다를 바가 없다. 하지만 이들은 절대 인간을 해칠 수 없고, 자신을 소유한 주인의 명령에 복종한다는 원칙에 따른다. 인간이 ‘셧다운’을 외치면 즉시 전원이 차단된다. 하지만 때로 불량품이 발생해 주인에게서 탈출하는 시뮬런트들이 생겨나게 되고, 특수 요원 케슬러(샘 워딩턴)가 이들을 체포하러 다닌다.
어느 날 케슬러는 탈출한 시뮬런트의 흔적을 쫓다가 전례 없는 수준으로 자율성을 가진 시뮬런트를 만난다. 몇 년 동안 도망 다닌 이 시뮬런트 ‘에즈메’(알리시아 산스)는 직접 손으로 생각이 담긴 일기를 쓰고,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는 등 인간에 가까운 모습을 보인다.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거짓말을 하고, ‘셧다운’을 외쳐도 전원이 꺼지지 않는다. 자신을 체포하려는 케슬러를 공격하기까지 한다. 케슬러는 에즈메가 해킹당했다고 확신하게 되고, 용의자인 해커 케이시(시무 리우)를 추격한다.
이 추격전에는 에반(로비 아멜)과 페이(조대나 브루스터) 부부도 연루돼 있다. 이들 부부는 사고를 당하거나 병들어 더 이상 육체가 기능하지 못할 때를 대비해 자신들을 본뜬 시뮬런트를 제작해뒀다. 그러다 에반이 불의의 사고로 사망하고, 페이는 남편의 기억을 그대로 저장시킨 시뮬런트를 가동시키지만 진짜 남편을 대신할 수 없다는 걸 깨닫고 에반을 셧다운시키고 싶어 한다. 에반은 케슬러를 만나 이 같은 사실을 전해 듣게 되고, 그와 함께 도망 간다.
영화 내용 자체가 기시감이 들긴 하지만 인공지능(AI)이 화두인 시대에 시의적절한 주제다. 인간과 비인간의 기준을 어디에 둘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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