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산조각난 유물, 3D 기술로 완벽 복원 나서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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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디지털보존센터
5월 착공… 2025년 본격 가동

3차원 모델링 기술로 복원된 ‘충남 부여 부소산사지 출토 치미’.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3차원 모델링 기술로 복원된 ‘충남 부여 부소산사지 출토 치미’.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13개 파편 상태로 출토된 ‘충남 부여 부소산사지 출토 치미’ 복원에는 3차원(3D) 모델링 기술이 사용됐다.

이 치미(전통 건축의 용마루 양쪽 끝머리에 얹는 장식물)는 1978년 국립부여박물관이 한 차례 파편을 접합한 뒤 석고로 결손 부분을 복원했지만 시간이 흐르며 곳곳의 석고가 떨어져 나가 심하게 파손된 상태였다. 지난해 1월 복원을 맡은 국립중앙박물관 보존과학부는 석고를 제거한 뒤 파편을 3D 모델링 기법으로 스캔하고 유물의 원래 모습을 가상으로 만들었다. 치미는 옆에서 봤을 때 좌우 대칭이기에 결손 부위도 유추해 완성된 모습을 구현할 수 있었다. 이어 결손 부위를 채울 조각을 3D 프린팅으로 만들어 붙였다.

디지털 기술이 없었다면 8개월 이상 걸렸을 작업은 2개월 만에 끝났고, 지난해 5∼10월 미국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에서 열린 ‘한국의 치미’ 전시에 선보일 수 있었다. 당시 복원을 맡았던 황현성 국립나주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사실상 접합 과정에만 사람의 손길이 닿은 것”이라며 “3D 모델링으로 복원의 정확도도 높아졌다”고 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디지털 기술로 유물을 복원하는 ‘디지털보존과학센터’를 짓는다. 서울 용산구 박물관 뒤편에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올해 5월 착공한다. 박물관이 소장한 유물 43만여 점 가운데 긴급 보존이 필요한 7만4000여 점을 디지털 기법으로 복원하는 첫발을 떼는 것. 센터는 2025년 완공 예정이다. 유혜선 국립중앙박물관 보존과학부장은 “수백 개 파편으로 쪼개져 수작업으로는 복원이 쉽지 않았던 ‘익산 미륵사지 출토 치미’를 비롯해 많은 유물을 3D 모델링 기법으로 복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국립중앙박물관#디지털보존센터#3d 기술#유물 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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