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서 슬픔 빼놓을 수 없어… 슬프면 웃어도 울어도 괜찮아요”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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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드팝 대명사’ 사샤 알렉스 슬론
“드디어 왔다” 첫 내한공연 마쳐
“10대부터 작곡… 노래로 인생 자각”

서울 광진구 예스24 라이브홀에서 6일 공연한 사샤 알렉스 슬론. 이날 공연에서 그의 남편인 DJ 겸 프로듀서 킹 헨리가 디제잉을 맡았다. 라이브네이션코리아 제공
서울 광진구 예스24 라이브홀에서 6일 공연한 사샤 알렉스 슬론. 이날 공연에서 그의 남편인 DJ 겸 프로듀서 킹 헨리가 디제잉을 맡았다. 라이브네이션코리아 제공
무대는 단출하다. 스모그 사이로 늪에 잠긴 듯한 깊고 허스키한 목소리가 들리면, 눈물은 속수무책이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새드팝의 대명사’ 미국 싱어송라이터 사샤 알렉스 슬론(28). 서울 광진구 예스24 라이브홀에서 6일 처음 내한 공연을 한 그는 본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오래 기다렸는데 드디어 왔다”며 기뻐했다.

슬론은 열 살 때 작곡을 시작했다. 미국 버클리음대에 입학했지만 본격적인 작곡 활동을 위해 중퇴 후 로스앤젤레스(LA)로 갔다. 2017년부터 카밀라 카베요, 존 레전드, 케이티 페리 등 유명 가수의 곡 작업에 참여했다. 그리고 2018년 가수로 데뷔했다.

“10대 때부터 싱어송라이터가 될 거란 걸 직감했어요. 다른 사람을 위해 곡을 쓰면서도 항상 제가 부르고 싶은 노래를 작곡했죠.”

처음 자신에게 바친 곡은 ‘Ready Yet’(2018년). 몇 년간 소원했던 아버지와의 관계와 자기의 마음을 담았다. 자전적인 그의 노래는 주로 관계와 자아에 대해 다룬다. 가사가 명확하고 솔직해 누군가의 편지 혹은 일기를 엿보는 느낌이다.

슬론은 “작업 당시에는 스스로 무엇을 느끼는지 잘 모른다. 하지만 이후 돌아보면 노래를 통해 제 인생을 자각한 느낌”이라고 했다. ‘Lie’(2020년)도 그렇다. 그는 “전 애인을 생각하며 썼는데, 돌아보니 고등학교 때 느낀 감정에 대한 곡이기도 했다. 계속 거부당하는 그런 느낌”이라고 했다.

이날 공연장에서는 눈물을 흘리거나 노래를 함께 부르는 관객들이 많았다. 슬론은 공연 중 감정이 벅차 울컥하는 등 그와 관객들이 깊이 교감한 시간이었다. 그의 노래는 우울하지만, 마냥 어둡지만은 않다. 결국 용서와 희망을 말하기 때문이다. 대표곡 ‘Older’(2018년)는 어릴 때 원망했던 이혼한 부모님의 관계를 나이가 들며 이해하게 되는 이야기다. 새 앨범에 수록될 곡 ‘Kids’도 마찬가지다. 슬론은 “나이 드는 부모님을 보며 언젠가는 부모님을 보살펴 드려야 한다고 깨달은 내용을 담았다”고 했다.

그는 음악 작업에서 빼놓을 수 없는 정서로 슬픔을 꼽았다. “슬퍼도 괜찮고, 슬픈 것에 대해 웃어버려도 또는 울어버려도 괜찮아요. 사람들이 자신이 느끼는 감정은 모두 괜찮다고 여겼으면 좋겠어요. 당장은 혹은 오랫동안 그렇지 않더라도 언젠가는 괜찮아질 테니까요.”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새드팝 대명사#사샤 알렉스 슬론#첫 내한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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