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하이브 공개매수, 아티스트·임직원 노력 폄하”

  • 뉴시스
  • 입력 2023년 2월 20일 10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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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엠(SM)엔터테인먼트가 하이브(HYBE)의 공개매수에 대해 공식적으로 반대 의견을 냈다.

SM은 20일 이성수·탁영준 공동 대표 명의로 ‘공개매수에 관한 의견표명서’ 공시를 내고 “아티스트, 임직원의 노력을 폄하하는 것임과 동시에 당사의 기업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미쳐 주주 등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훼손할 심각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이렇게 밝혔다.

이번 공개매수는 “당사와 아무런 사전 협의나 논의 없이 공개매수자가 당사 최대주주와의 별도 합의에 따라 일방적으로 진행하는 공개매수”라는 것이다.

하이브는 SM 창업주인 이수만 전 SM 총괄 프로듀서의 지분 14.8%를 사들이는 동시에 오는 28일까지 주당 12만원에 SM 주식을 공개매수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SM은 “당사의 핵심 사업 전략 추진에 따라 본 공개매수가격을 훨씬 상회하는 잠재적 기업가치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전 총괄의 개인사업체인 라이크기획과의 계약 조기종료, 멀티 제작센터·레이블 체계 도입, 카카오 그룹과 사업적 협력관계 구축 등 ‘SM 3.0’에 대해 “많은 투자자 분들께서도 회사의 장래 전망이 더욱 밝을 것이라는 점에 동감해주시어 이후 꾸준히 주가가 상승하고 있다”는 것이다.

SM은 “이러한 새로운 전략의 추진을 통해 대외적 신인도를 제고함과 동시에 당사 고유의 ‘레거시(legacy)’와 ‘아이덴티티(identity)를 그대로 계승·유지하면서도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당사의 지식재산권(IP) 수익화 및 글로벌 사업 역량을 더욱 발전시켜 나갈 것이고, 이러한 당사의 잠재적 기업가치는 본 공개매수의 공개매수가격을 훨씬 상회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위와 같은 당사의 지배구조 개선 및 경영 건전성 확보와 장기적인 핵심 사업 전략 구축 방안에 공감하지 못한 최대주주(이수만 전 총괄)는 최근 그 보유지분을 공개매수자(하이브)에게 매각하기로 결정했고, 공개매수자는 최대주주와의 거래를 기화로 당사의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본 공개매수를 추진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런데 하이브는 본 공개매수에 앞서 SM의 경영진과 어떠한 사전 협의나 논의 과정을 거친 바가 없고, 향후 어떻게 회사 및 주주 가치를 제고할 것인지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하지도 못하고 있다는 게 SM의 입장이다. 이에 따라 “당사는 공개매수자가 당사의 새로운 비전과 미래 핵심 전략을 함께 실현해 나갈 동반자로서 본 공개매수를 추진하게 된 것은 아니라는 평가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얘기다.

또 SM은 하이브가 자신들과 동종 사업을 영위하는 유력 경쟁사업자로서, 본 공개매수를 통해 지분을 확대하고, 나아가 당사의 경영권을 확보하는 경우 SM의 업무 노하우나 주요 인력 등이 하이브 및 또는 그 계열회사로 이전될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 뿐만 아니라 “음원 및 콘텐츠 제작 등에 있어서도 당사 소속 아티스트들은 후순위로 밀려나게 되는 등으로 당사의 사업적 역량이 약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면서 “그에 따라 그 동안 K팝 문화를 선도해 온 대표 종합 엔터테인먼트 회사로서 당사 및 아티스트들이 발전시켜온 고유한 개성이나 가치관이 사라지는 것 또한 염려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러한 위험은 “하이브가 당사 지분 100% 인수를 예정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39.8%(최대주주 지분을 제외할 경우 25%)만 인수할 계획을 갖고 있다는 점에 비춰 현실화될 위험이 아주 높다”고 덧붙였다.

SM은 이날 오후 기업설명회를 열고 작년 4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SM 3.0‘에 대한 명분과 필요성 그리고 하이브와 경영권 다툼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예년에 3월께 전년도 4분기 실적을 발표해온 SM인데, 하이브와 기세 싸움을 위해 앞당긴 것으로 보인다.

최근 SM은 이성수 공동대표가 유튜브 채널 등에 게재한 영상 등을 통해 하이브의 SM 지분인수를 적대적 M&A로 규정하고, SM 직원뿐 아니라 SM 팬덤 등을 규합하고 있다.

특히 자신들의 치부가 될 수도 있는 이수만 전 총괄이 SM에서 저지른 부도덕한 면모에 대해서도 폭로하고 있다. 그런 이 전 총괄과 손잡은 하이브를 ’도덕적 명분‘을 내세워 압박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이 전 총괄에 대한 이 대표의 추가 폭로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브도 21일 오후 전화회의 방식으로 기업설명회를 연다. SM 지분 인수와 관련 소액주주를 대상으로 한 공개매수 등의 진행사항에 대해 전할 예정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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