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 왕궁급 건물 추정되는 와적기단 건물지 2동 확인

  • 뉴시스
  • 입력 2022년 11월 7일 10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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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 부소산성 군창지 주변 발굴조사에서 백제 사비기 대형 와적기단 건물지 2동이 발견됐다.

부여 부소산성은 백제 사비도성 북쪽 중앙부에 있는 산성이다. 사비도읍기 왕성, 후원, 배후산성 등의 역할을 했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문화재청은 “이번 조사는 향후 중·장기적으로 진행될 부소산성의 성내 평탄지 핵심 건물군을 확인하기 위한 사전조사”라며 “부소산성 남동쪽 군창지부터 남서쪽의 반월루 주변까지 평탄지 전체 지역에 대한 조사 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추진됐다”고 7일 밝혔다.

1981~2002년 문화재청과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가 진행한 발굴조사에서 백제에서 조선시대에 이르는 성벽과 주거지, 저장구덩이, 우물지 등 성내시설물을 확인한 바 있다.

이번 조사 결과, 부소산성에서 가장 넓은 평탄지가 존재하는 군창지 동남쪽에서 대형 와적기단건물지 2동이 확인됐다.

와적기단건물지는 백제 대표 사찰 유적인 정림사지, 왕흥사지, 군수리사지에서 주로 확인된다. 사비기 후기 왕궁지로 거론되는 부여 관북리 유적, 익산 왕궁리 유적 등 백제 왕도의 핵심유적에서 주로 확인되는 건물지 형태다.

특히 이번에 조사된 와적기단건물지는 동서길이가 각각 16m 넘는 북쪽 건물과 14m 넘는 남쪽 건물지 두 동이 평행하게 배치된 점이 확인됐다.

기단이 최대 20단 가까이 남아있는 것도 확인됐다. 이는 지금까지 알려진 와적기단건물지의 기단이 평균 5~6단 남아있는 것과 비교하면 수평으로 쌓은 와적기단 중 가장 잘 보존된 형태라고 할 수 있다.

문화재청은 “이번 조사에서 대형 와적기단건물지가 일정 배치를 가지는 점, 와적기단을 다른 재료를 거의 섞지 않고 정선된 기와로 축조한 점 등을 백제 왕궁급 건물을 추론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부소산성 군창지 일대에서는 1993년 조사에서 ‘대당(大唐)’명 와당, 중국제 자기 등 중요 유물이 출토됐다.

문화재청은 “이번 조사에서는 매장문화재 유존지역 면적의 10% 내외 범위에서 발굴조사를 실시해야 하는 시굴조사의 특성상 건물지 전체 모습과 규모를 자세하게 확인할 수는 없었다”며 “향후 본격적인 발굴조사를 통해 건물지의 배치나 전체 규모, 구조 등을 명확하게 규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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