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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문화

“4년만이야!” 빌리 아일리시, 이번에도 태극기 들고 ‘열광 무대’

입력 2022-08-16 10:57업데이트 2022-08-16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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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걱정을 떨치세요. 원하는 만큼 움직이고 미친 듯이 소리 지르고 노래하고 춤추고 울어요!”

4년 만에 한국을 찾은 ‘룰 브레이커(rule breaker)’가 서울의 습한 밤공기마저 깡그리 부셔버렸다.

15일 오후 8시 20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 열광적인 환호 속에 무대에 등장한 미국 팝스타 빌리 아일리시(본명 빌리 오코널·21)는 자신이 바로 이 시대의 아이콘이란 걸 여지없이 증명했다. “기존 팝가수의 인식과 관행을 파괴했다”는 룰 브레이커란 별명이 너무나도 잘 어울렸다.

● 4년 만에 관객 2000명에서 2만 명으로
아일리시는 한국 무대에서도 팬들이 기대한 차림새 그대로였다. 트레이드마크인 양 갈래 묶음 머리에 ‘Dead or Alive’가 적힌 오버사이즈 티셔츠를 입고 무대를 휘저었다. 1시간 20분 동안 23곡을 소화하는 내내 ‘뛰어!’를 외쳤다. 사이키델릭한 영상과 공연장을 가득 메운 단단한 목소리는 관객을 압도했다. 2030 관객들이 대다수였지만, 자녀의 손을 잡고 온 부모들도 보였다. 그를 따라 양 갈래로 머리를 묶은 외국인 팬들도 많았다.

아일리시의 내한 공연은 2018년 광복절 이후 4년 만. 당시 2000명 관객 앞에서 노래했던 신인 가수는 2만 여 좌석을 20분 만에 매진시킨 스타로 돌아왔다. 아일리시는 “정확히 4년 전 같은 날 첫 내한공연을 했다. 정말 신기하다”고 감회를 밝혔다. 레이디 가가와 에미넴, 폴 매카트니 등의 내한 무대를 열어온 ‘현대카드 슈퍼콘서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여파로 2020년 영국 밴드 퀸 공연 이후 2년 7개월 만에 다시 열렸다.

공연의 시작을 알린 곡은 정규 1집 수록곡 ‘bury a friend.’ 컴컴한 공연장에 무대를 향한 빨간 조명이 켜지고, 아일리시 음악의 상징인 극저음 비트가 깔리자 객석에서는 환호가 터져 나왔다. 지난해 8월 발매된 정규 2집 수록곡 ‘I Didn’t Change My Number‘와 ’NDA‘, ’Therefore I Am‘까지 네 곡을 연달아 부른 아일리시는 라며 호응을 유도했다. 히트곡 ’All the good girls go to hell‘, ’Bellyache‘이 나올 때는 관객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뛰었고, 마지막에서 두 번째 곡이었던 ’Bad guy‘에서는 관객들이 한 목소리로 ’떼창‘을 했다.


● 이번에도 광복절에 태극기 들고 무대
공연의 또 다른 주인공은 아일리시와 모든 곡을 함께 작곡하고 프로듀싱하는 친오빠 피니어스 오코넬(25)이었다. 이날 오코넬은 기타리스트로 무대에 올랐다. 잔잔한 기타 리프와 아일리시의 단단하면서도 몽환적인 가창력이 돋보이는 발라드 ’Your power‘와 ’The 30th‘에서는 아일리시와 함께 무대 중앙에서 연주를 이어갔다. 아일리시는 “피니어스는 제가 아는 가장 똑똑하고 재밌는 사람이다. 그는 삶이 가치 있다고 느끼게 해준다”고 말하며 오빠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아일리시는 공연 내내 한국 팬들에 대한 사랑을 아낌없이 표현했다. 곡이 끝날 때마다 “정말 사랑한다”고 말했고, 손가락으로 하트를 만들어 보였다. 아일리시는 2018년 내한 당시 팬이 건넨 태극기를 걸치고 공연을 이어가 화제가 됐다. 이날도 무대 중반 객석에서 태극기를 받아들어 펼쳐보였고, 무대가 모두 끝난 뒤에도 태극기를 손에 쥔 채 관객들과 인사를 나눴다. 한편 이날 공연에는 방탄소년단(BTS)의 멤버 제이홉과 RM이 함께 공연장을 찾아 음악에 맞춰 뛰는 장면이 목격되기도 했다. ’오징어 게임‘의 주인공 정호연도 무대를 촬영한 사진을 자신의 SNS에 올렸다.

● BTS, ’오징어게임‘ 정호연도 객석에서 환호
그래미상 최연소 본상 4관왕의 위업을 이룬 아일리시는 ’룰 브레이커‘라는 수식언답게 기존 팝 아이돌의 음악과 패션, 언행까지 모든 규칙을 깨부쉈다. 어둡고 음침한 음악, 약물중독과 자살, 불안장애 등을 다룬 우울한 가사, 속삭이는 듯한 창법, 몸매를 드러내지 않는 펑퍼짐한 패션까지. 본인은 “부숴야 할 규칙이 무엇인지 의식한 적 없다”며 별명을 그다지 맘에 들어 하지 않았지만, 의도가 무엇이었든 그는 분명 전에 없던 음악과 개성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펼치는 Z세대의 아이콘이자 1억 명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를 거느린 팝 센세이션이 됐다.

아일리시는 10대부터 천재성을 드러냈다. 14살이던 2015년, 오빠와 작곡한 ’Ocean Eyes‘를 녹음했고, 이듬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해당 곡 뮤직비디오는 하루 만에 조회수 1000만 회를 넘겼다.

그를 세계적 팝 스타 반열에 올린 건 2019년 정규 1집 ’When We All Fall Asleep, Where Do We Go?‘다. 이 앨범으로 아일리시는 2020년 그래미 시상식에서 ’올해의 레코드‘ ’올해의 앨범‘ 등 주요 부문 4개상을 석권했다. 한 가수가 그래미 본상 전 부문을 수상한 건 1981년 크리스토퍼 크로스 이후 39년 만의 일이었다. 그는 ’최우수 팝 보컬 앨범‘까지 5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지난해 발매한 싱글 ’Everything I wanted‘로도 그래미 올해의 레코드상을 받았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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