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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문화

한국팬 떼창에 “살다 살다…제게 무슨 일이 일어난거죠?”[단독]

입력 2022-08-08 12:51업데이트 2022-08-08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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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방한한 존 케이 단독 인터뷰
원더월 제공


“여러분은 전 세계를 통틀어 제 최고의 팬덤입니다. 살면서 이런 광경을 본 적이 없어요. 제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거죠?”

7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열린 음악 축제 ‘하우스 오브 원더’의 무대에 선 미국 싱어송라이터 존 케이(John K)는 벅찬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처음 방한한 그는 무대 중간에 “지금은 제 인생에 가장 특별한 순간 중 하나다. 이 모든 걸 오롯이 느끼기 위해 잠시 시간을 가지자”며 어두운 공연장을 수놓은 스마트폰 플래시 불빛을 가만히 응시하기도 했다. 하우페는 종합 아티스트 지식재산권(IP) 플랫폼 원더월이 올해 처음 개최한 축제로, 콜드, 기리보이, 지코, 뉴 호프 클럽, 코난 그레이 등 MZ세대에게 큰 사랑을 받는 아티스트들을 초대해 6, 7일 이틀 간 1만5000명이 넘는 관객이 몰렸다.

원더월 제공


존 케이는 한국에서 유독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글로벌 누적 스트리밍 6억 회 중 국내 스트리밍이 1억 회 이상을 차지한다. 그의 대표곡 ‘parachute’는 블랙핑크 제니가 나온 침대 광고 배경음악으로도 쓰였다. 지난해 발매한 앨범 ‘love + everything else’의 국내 판매량은 국제음반산업협회(IFPI)로부터 ‘더블 플래티넘’(2만 장) 인증을 받았다. 한국 팬들의 사랑에 화답하듯 존 케이는 이날 최고의 팬 서비스를 선보였다. ‘Cheap Sunglasses’를 부를 땐 큰 비닐봉지에 가득 담아 온 플라스틱 선글라스들을 객석에 던졌고, 무대 중반 ‘자몽 소주’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나오기도 했다.
●“Parachute의 ‘떼창’이 가장 기대”
원더월 제공


무대에 오르기 전 존 케이를 대기실에서 단독으로 만났다. 처음 한국에 온 그를 공항에서 기다리던 한 팬은 ‘당신의 음악은 인생 최악의 순간에 큰 힘이 됐다’는 내용의 편지와, 루피 캐릭터가 그려진 티셔츠를 선물했다. 6일 관객으로서 하우스 오브 원더 공연을 지켜보던 그를 알아본 수십여 명의 팬들이 주변에 몰리기도 했다. 그는 “한국에서 받는 모든 사랑에 겸허해진다”고 말했다.

“7년 전 음악을 처음 시작했을 때 목표는 스스로 자부심을 가질 만한 음악, 끊임없이 나를 도전하게 만드는 음악을 만들자는 것이었어요. 누군가를 비슷하게 따라하는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 노력했죠. 내 길이라고 믿는 방향을 추구해왔는데, 그 음악을 알아봐주고 공감해주는 팬들이 한국에 있더군요. 한국 팬 덕에 제가 가야 하는 길이 더 명확해졌어요.”

원더월 제공


‘Cheap sunglasses’, ‘Chill’, ‘A LOT’, ‘6 months’, ‘If we never met’ 등 수많은 그의 인기곡 중 이날 공연에서 가장 폭발적인 호응이 쏟아진 곡은 ‘parachute’.

“관객들이 이 곡 후렴구의 멜로디를 ‘떼창’하는 장면은 믿을 수 없을 만큼 멋질 것”이라고 그가 인터뷰에서 예상한대로, 관객들은 드럼 비트와 존 케이의 진두지휘에 맞춰 ‘떼창’을 했다. 그는 “정말 즐겁게 작업한 곡이다. 몇몇 멜로디는 그 자리에서 나온 애드립”이라며 “다만 후렴구 마지막 가사 ‘Then I would fall without a parachute’(난 낙하산도 없이 떨어질 거야)는 가장 마지막에 나왔다. 그 한 줄을 위해 한 시간도 넘게 고민했다”고 말했다.

원더월 제공


그는 이날 공연에서 5일 발매된 싱글 ‘Guitars and Drugs’의 첫 라이브 무대도 선보였다. 차분하고 여유로운 분위기의 사랑 노래를 주로 선보였지만 신곡은 확연히 다르다. 사랑하는 연인을 각각 기타와 마약에 비유한 대담한 가사, 박자감 넘치는 기타 소리를 들으면 ‘존 케이의 노래 맞나?’ 싶다. 그는 “처음 작사가가 ‘Guitars and Drugs’라는 제목의 노래를 만들고 싶다고 했을 때 ‘난 그런 종류의 사람이 아냐. 난 사랑 노래를 부르잖아’라는 게 내 첫 반응이었다. 하지만 기존에 해왔던 걸 완전히 뒤집을 수 있는, 도전적인 노래를 만들고 싶었다. 대중이 나에게 예상하는 음악만 계속 하는 건 재미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안주하지 말 것, 제 음악 커리어 모토”

원더월 제공


그는 곧 발매될 새 싱글에 대해서도 귀띔했다. 제목은 ‘Something Worth Working On’. 줄여서 ‘SWWO’라고 할지 고민 중이다.

“아내와 비행기에서 대화를 나누던 중 ‘내가 오랜 시간 집을 떠나 있을 때가 많고, 떨어져 있는 게 너무 힘들다’는 이야기를 했어요. 아내가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을 하고 있어’라고 말해줬죠. 그 순간을 노래를 만들면 좋겠다 싶어 ‘Something worth working on’이란 구절을 휴대전화에 적어 놓은 게 시작이었요. 애정을 가득 담은 노래예요.”

원더월 제공


고등학교 때까지 운동을 좋아했던 올랜도 출신의 청년은 우연히 출연한 미국 오디션 프로그램 ‘아메리칸 아이돌’을 계기로 음악과 사랑에 빠졌다. 2017년 사운드 클라우드에 소개한 비공식 싱글 ‘OT’가 미국 유명 라디오 진행자 엘비스 듀란의 관심을 끌었다. 그가 진행하는 ‘엘비스 듀란 쇼’에서 이 곡을 노래했고, 그 무대는 2019년 소니뮤직 산하 레이블인 에픽 레코드와의 계약으로 이어졌다. 최근에는 세계적인 밴드 원리퍼블릭 투어의 오프닝 무대에 서기도 했다. 끊임없이 도전하는 존 케이에게 ‘커리어 하이’는 아직 오지 않았다.

“비틀즈를 가장 존경해요. 아무도 만들지 않았던 음악을 만들기 때문이죠. 비틀즈의 음악을 들으면서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해도 된다는 용기를 얻어요. 최근에는 제 목소리에 ‘소울’을 더 담으려고 노력 중이에요. 저는 노래하는 것을 사랑하고, 음악은 제 한계를 시험하는 수단이에요. ‘안주하지 말자’(Not be safe). 이게 게 제 음악커리어의 모토예요.”

고양=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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