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스푸어… 카푸어… 클럽푸어… “빚 내서라도 나를 빛내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7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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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A 새 예능 ‘푸어라이크’ 오늘밤 10시 50분 첫 방송
취미-놀이에 아낌없는 MZ세대 “누가 뭐래도 내 삶은 내가 책임”
판정단 50명에 소비철학 설득… ‘라이크’ 받은만큼 상금 가져가
“소비에 관한 다양한 토론의 장”

채널A ‘푸어라이크’는 나를 위한 소비로 자발적 ‘푸어족’이 된 사람들의 독특한 소비생활을 살펴본다. 왼쪽부터 MC를 맡은 도경완
 이지혜 김구라, 소득의 절반 이상을 클럽에서 쓰는 클럽푸어 출연진 박소민 씨, MC 엄지윤 서태훈, 일일 MC를 맡은 그룹 
여자친구의 예린. 채널A 제공
채널A ‘푸어라이크’는 나를 위한 소비로 자발적 ‘푸어족’이 된 사람들의 독특한 소비생활을 살펴본다. 왼쪽부터 MC를 맡은 도경완 이지혜 김구라, 소득의 절반 이상을 클럽에서 쓰는 클럽푸어 출연진 박소민 씨, MC 엄지윤 서태훈, 일일 MC를 맡은 그룹 여자친구의 예린. 채널A 제공
“빚을 내더라도 빛나는 인생을 살고 싶다”는 자발적 푸어족(poor+族). 이들의 소비는 행복한 지출인가, 멈춰야 할 과소비인가. 8일 오후 10시 50분 첫 방송하는 채널A 예능 ‘푸어라이크’는 남다른 소비생활을 즐기는 MZ세대의 소비 철학을 들여다보고, 온라인 판정단으로부터 냉정한 판단을 받는 프로그램이다.

방송은 출연진이 자신의 소비생활을 소개하고 판정단의 의견을 묻는 것으로 시작한다. 출연진의 일상을 담은 영상을 보여주고 스튜디오에서 자신의 소비 철학을 설명한 뒤 투표를 진행한다. 판정단은 50명. 20대부터 60대까지 각각 10명으로 1명당 10만 원이 배당된다. 푸어족은 판정단의 최종 ‘라이크’를 받은 수만큼 상금을 가져간다. 가령 20명에게 ‘라이크’를 받을 경우 200만 원을 갖게 된다.

20, 30대인 참가자들의 공통점은 소득의 절반 이상을 자신이 추구하는 바를 위해 쓴다는 것이다. 인플루언서나 스타는 참여시키지 않았고 고소득자도 제외했다. ‘푸어라이크’를 연출한 채성일 채널A PD는 “직장인이 월급을 절반 넘게 소비하면 누가 봐도 우려할 만한 상황이라고 느낀다. 실제 판정단도 처음에는 이에 반대하지만 참가자들이 자신의 가치관으로 설득하면 의견이 많이 바뀐다. 그 변화를 예측해 보는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

소비 방식은 다양하다. ‘영끌’로 전세를 끼고 집을 산 후 감당하기 어려운 빚 때문에 반지하 주택에서 사는 하우스푸어부터 비싼 자동차를 구입하고 차값을 벌기 위해 회사에 다니는 카푸어, 낮에는 택배 포장 아르바이트를 하고 밤에는 클럽 VVIP로 ‘이중생활’을 하는 클럽푸어, 희귀한 술을 사기 위해 ‘오픈런’까지 하며 홈 바를 만든 위스키푸어 등이 출연한다.

미슐랭 맛집 찾아다니기, 식물 키우기, 물고기 키우기 등 취미활동을 하는 데 돈을 과감하게 쓰는 출연진도 있다. 채 PD는 “MZ세대는 좋아하는 것을 찾는 데 굉장히 심혈을 기울인다. 정답을 강요하는 시대에 삶의 다양함을 엿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이들은 타인이 자신을 이상하게 볼 것이라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이유 있는 소비를 하고 있다는 확신이 있고, 미래에 대해서는 ‘내 삶은 내가 책임진다’는 자신감이 있다”고 덧붙였다.

출연진과 판정단이 의견 차를 좁혀가는 과정도 나온다. 판정단 중 같은 젊은 세대라도 출연진의 소비 방식에 동의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채 PD는 “돈을 어떻게 쓰는가에 대한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고 누구나 할 이야기가 있다고 생각한다. 옳다, 그르다라는 표현은 맞지 않는 것 같다. 세대 간의 이야기라기보다는 소비에 대한 이야기라고 여기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김구라를 중심으로 도경완 이지혜 엄지윤 서태훈이 MC로 활약한다. 돈에 대해 솔직한 김구라는 “타당한 이유가 있다면 과해 보이는 소비도 이해해줄 수 있지만 그게 쉬울까?”라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인다. 이지혜와 도경완은 출연진을 인터뷰하고, 이들의 소비를 놓고 김구라와 격하게 토론한다. 특히 김구라와 이지혜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우스푸어가 극도로 절약하는 모습을 본 이지혜는 “대견하다”고 한 반면, 김구라는 “홀몸노인보다도 궁핍하게 산다”고 말한다. 엄지윤과 서태훈은 촬영 현장에서 출연진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며 활기를 불어넣는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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